[0730]20(현지시간) 열린 유엔 안보리 정례회의에선 한반도 문제가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이날 정례회의에서는 대선 이후 내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는 아프리카 서부 코트디부아르 분쟁 문제가 논의의 중심에 올랐다고 AP 등 외신들이 전했다.전날 8시간 30분간의 한반도 긴장 관련 긴급회의가 아무런 결론이 나오지 않은 채 무산된 지 하루 만이다.

중국 측은 전날 회의에서 ‘북한’과 ‘연평도’ 단어가 빠진 “11월 23일 북한의 포격을 규탄한다”는 내용의 의장성명 채택마저 거부했다.중국 대표는 안보리 앞 기자회견장에 잠시 나타난 게 전부였다.그는 본국의 훈령이 도착했는지,왜 북한 ‘규탄(condemn)’ 성명을 거부했는지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은 채 짤막한 성명을 발표한 뒤 자리를 떴다

왕민 차석 대사는 이 자리에서 “중국은 최근 사태 전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며 “남북한 양측의 자제와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그는 “중국이 전날 한반도 위기 상황과 관련된 안보리 긴급 회의 소집을 요구했던 러시아의 입장을 지지했다” 면서 “회의가 결렬됐음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이고 매우 중요한 회의였다”고 덧붙였다.이는 미국이나 러시아와는 상반된 평가였다.

비탈리 추르킨 러시아 대사는 “실망스럽게도 회의에서 아무런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고 말했다.수잔 라이스 미국 대사는 “서로간의 이견을 극복하기에는 차이가 너무 크다” 며 “당분간 한반도 위기 관련 논의에 대한 기대를 하지 말라”고 언급했다.

한 유엔 관계자는 “라이스 미 대사 말처럼 안보리 내에서 한반도 문제는 중국과 다른 나라간 간극이 너무 크다” 며 “중국의 북한 편들기가 지속된다면 회의는 의미가 없으며 상황은 끝난 것 같다”고 말했다.다만 그는 “한반도 긴장이 또다른 국면으로 접어들 경우 안보리가 심각한 견해 차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반도 문제를 다룰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남북 특사 파견과 관련,파르한 하크 유엔 사무총장 부대변인은 “반 총장은 올해 초에도 린 파스코 정무담당 사무차장을 북한에 특사로 파견한 적 있다” 며 “현 상황에서는 안보리의 통일된 입장을 기다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전날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반 총장의 특사를 남북 양측에 보내 한반도 내 긴장을 평화적이고 외교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된 의장성명 초안을 회람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