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연평도 해상사격 훈련으로 출렁였던 국내 증시가 막판 2020선을 회복했다.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내성이 확인돼 투자 심리는 크게 호전됐다.전문가들은 이번 악재로 인한 시장 과민 반응을 역이용하거나,한 발 앞서 내년 중소형 랠리에 대비하는 전략을 조언했다.

20일 코스피지수는 6.02포인트(0.30%) 내린 2020.28로 장을 마쳤다.연평도 해상사격 훈련이 실시된다는 소식에 장중 한때 1996.44까지 떨어지기도 했다.하지만 북한이 미국과 유엔 핵 사찰단의 조기 복귀를 허용하기로 했다는 보도에 진정을 찾았다.

오후 들어 실제 사격 훈련이 시작된 후 증시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소폭 하락세로 마감했다.대북 리스크로 인한 시장의 영향력은 이번에도 제한적이었다.지정학적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금융주가 굳건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개인은 투자심리가 흔들리며 289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반면 외국인은 1832억원,기관은 922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증시 버팀목 역할을 했다.

박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하락한 시점에 외국인과 기관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것은 주식시장의 상승 기대를 반영한 것” 이라며 “미국경제의 더블딥 우려와 중국 긴축,남유럽 재정위기 등 3대 악재 역시 연말 증시에 큰 충격을 주진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히려 이번 시장의 과민 반응을 이용해 단기 전략을 수립할 만 하다는 조언이다.박세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2010년 유가증권시장을 기준으로 사상 처음 100조원 가까이 기록했던 영업이익이 내년에는 120조원으로 더욱 늘어날 것” 이라며 “기업 가치 훼손이 없는 단기 낙폭 과대는 매수의 기회”라고 설명했다.

내년이나 올 4분기 기업실적이 좋게 나오면서 이번 악재로 낙폭이 컸던 베이직하우스,제일모직,대덕전자,SKC,호텔신라 등을 투자 종목으로 꼽았다.다만 이 경우 1~3일 정도를 목표로 단기 투자전략을 세우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지적이다.

박승진 연구원은 “연초는 한 해의 시작인만큼 연말과 달리 다소 진정된 흐름을 보이곤 한다” 며 “리스크 감수 여력이 높고 새로운 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중소형주가 주목받기 쉽다”고 분석했다.적극적인 투자자라면 중소형주 비중을 앞서 확대하는 전략도 효과적이라는 것이다.최근 주식시장을 이끌었던 삼성전자에서 힌트를 얻어 중소형 기술주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다만 세부적인 대응에 있어서는 긴장감을 잊지 말라는 지적이다.대북 악재 등 변동성이 커질 수록 대형주 쏠림 현상이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전날 시가총액이 큰 대형주들은 선전한 반면 중소형주와 코스닥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박현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훼손되지 않은 반도체와 금융 등 최근 주도주와 화학,조선,자동차 등의 1,2등 주에 대한 압축적인 대응이 가장 실익이 높을 것” 이라며 “가격 부담이 고민이라면 시가 대비 종가의 반등 탄력이 높았던 종목을 눈여겨볼 만 하다”고 조언했다.

우리금융,신한지주,KB금융,현대차,삼성전자,LG전자,한국전력 등이 대표적이다.실제로 외국인과 기관 매수가 몰리는 종목과도 큰 차이가 없다는 설명이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