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 '계륵' 인수 후 7일간 투자수익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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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의 갈비'를 얻어 일주일 만에 130% 가까운 투자수익을 내고 있는 비상장 업체가 있어 화제다. 이달초 대한전선 계열의 상장사인 피제이메탈(최대주주 대한전선, 보유지분 약 64%)을 인수한 풍전비철(POONGJEON Co.,Ltd.)이 그 주인공이다.
풍전비철의 자회사가 된 이후 피제이메탈의 주가는 21일 현재 매매일 기준으로 7일째 상한가 행진을 벌이고 있으며, 이 기간 상승률은 약 130%에 이른다. 무명의 한 중소기업이 이른바 '대한전선의 계륵(鷄肋)'을 덥석 주워 하루 아침에 증시의 핫스타로 떠오른 것이다.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최근 대한전선 계열사이자 코스닥업체인 피제이메탈의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당시 최대주주였던 대한전선이 피제이메탈의 보유지분(약 64%)을 풍전비철에 모두 매각(200억원)했기 때문이다.
피제이메탈은 또 다른 대한전선 계열의 상장사인 알덱스로부터 인적분할(탈산제 사업분할)된 곳이다. 인적분할은 물적분할과 다르게 거래소의 승인을 받아 증시에 재상장할 수 있다.
인적분할은 특히 사업분할과 동시에 기존의 주주비율을 그대로 유지한 채 상장된다. 이 때문에 일부 대주주들은 인적분할을 '악용'해 거액을 챙기기도 한다.
피제이메탈도 알덱스로부터 인적분할돼 지난 13일 코스닥 시장에 재상장됐다. 따라서 알덱스는 기존 3개 사업부(동통신 제조, 투자, 탈산제) 중 동통신 및 투자사업부로만 변경상장됐다. 피제이메탈이 탈산제 사업부를 맡게 됐다.
대한전선의 알덱스 보유지분은 64%. 따라서 인적분할된 피제이메탈의 대한전선 지분도 그대로 64%를 유지했다. 바로 이 지분을 이번에 풍전비철이 산 것이다.
사실 대한전선에 알덱스는 '큰 쓸모는 없지만, 버리기에는 아까운' 존재였다. 알덱스는 2007년부터 올해 3분기말까지 영업손실을 기록 중인 자회사다. 대한전선은 2008년 4월초 이 회사를 인수했다. 당시 매입금액은 793억원이었다.
그러나 알덱스의 3개 사업부 중 하나인 탈산제 사업부가 소위 '알짜 사업부'였던 것. 이 사업부의 매출 비중은 크지 않지만, 안정적으로 꾸준한 이익을 낼 뿐만 아니라 국내 시장점유율도 60%(2010년 9월말 기준)에 이른다. 주요 매출처는 포스코다.
알덱스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분기보고서 등에 따르면 이 탈산제는 포스코 광양제철소에 전량 납품하고 있는 제품이다. 또 알루미늄 탈산제용 원료가 전량 수입이므로, 원재료 가격 및 환율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납품가격이 국제가격 및 환시세와 연동돼 있어 리스크도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피제이메탈의 재상장을 지켜본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풍전비철은 현재 포스코 이외에 현대제철, 동부제철 등 다양한 매출처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번 인적분할로 신설된 피제이메탈의 탈산제는 강을 더 강하게 만드는 일종의 첨가제로 분할 이전 포스코 광양제철소에 독접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라고 설명했다.
대한전선은 이러한 알짜 사업부를 왜 팔았을까. 대한전선은 지난해 채권은행들과 재무구조개선에 관한 약정을 맺었다. 이에 따라 핵심사업부인 전선사업을 제외하곤 비주력 사업들을 정리하는 중이다. 매년 영업손실을 기록 중인 계열사 알덱스도 정리 대상 중 하나였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작년부터 회사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주력하고 있는 중"이라며 "알덱스도 사업구조조정 측면에서 매각을 검토했던 것인데 탈산제 사업부만 떼내 신설법인을 세워 이를 매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나머지 동통신사업과 투자사업부를 가지고 변경상장된 알덱스 역시 매각 대상"이라며 "이 회사가 좋은 가격에 팔리면 대한전선 입장에서도 긍정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풍전비철이 자기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알덱스의 탈산제 사업부만 매입하기를 원해 대한전선이 인적분할을 통해 매각했다는 얘기다. 또한 나머지 사업부를 유지하고 있는 알덱스도 매입자가 나타날 경우 바로 매각될 수 있는 것이다.
대한전선은 피제이메탈을 팔아 모두 270억원(알덱스 차입금 70억원 포함)을 회수했다. 대한전선이 2년전 알덱스를 매입한 금액이 790억원이었으니, 투자원금을 지켜내기 위해선 '앙꼬 없는 찐빵'겪인 지금의 알덱스를 약 700억원에 팔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
풍전비철의 자회사가 된 이후 피제이메탈의 주가는 21일 현재 매매일 기준으로 7일째 상한가 행진을 벌이고 있으며, 이 기간 상승률은 약 130%에 이른다. 무명의 한 중소기업이 이른바 '대한전선의 계륵(鷄肋)'을 덥석 주워 하루 아침에 증시의 핫스타로 떠오른 것이다.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최근 대한전선 계열사이자 코스닥업체인 피제이메탈의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당시 최대주주였던 대한전선이 피제이메탈의 보유지분(약 64%)을 풍전비철에 모두 매각(200억원)했기 때문이다.
피제이메탈은 또 다른 대한전선 계열의 상장사인 알덱스로부터 인적분할(탈산제 사업분할)된 곳이다. 인적분할은 물적분할과 다르게 거래소의 승인을 받아 증시에 재상장할 수 있다.
인적분할은 특히 사업분할과 동시에 기존의 주주비율을 그대로 유지한 채 상장된다. 이 때문에 일부 대주주들은 인적분할을 '악용'해 거액을 챙기기도 한다.
피제이메탈도 알덱스로부터 인적분할돼 지난 13일 코스닥 시장에 재상장됐다. 따라서 알덱스는 기존 3개 사업부(동통신 제조, 투자, 탈산제) 중 동통신 및 투자사업부로만 변경상장됐다. 피제이메탈이 탈산제 사업부를 맡게 됐다.
대한전선의 알덱스 보유지분은 64%. 따라서 인적분할된 피제이메탈의 대한전선 지분도 그대로 64%를 유지했다. 바로 이 지분을 이번에 풍전비철이 산 것이다.
사실 대한전선에 알덱스는 '큰 쓸모는 없지만, 버리기에는 아까운' 존재였다. 알덱스는 2007년부터 올해 3분기말까지 영업손실을 기록 중인 자회사다. 대한전선은 2008년 4월초 이 회사를 인수했다. 당시 매입금액은 793억원이었다.
그러나 알덱스의 3개 사업부 중 하나인 탈산제 사업부가 소위 '알짜 사업부'였던 것. 이 사업부의 매출 비중은 크지 않지만, 안정적으로 꾸준한 이익을 낼 뿐만 아니라 국내 시장점유율도 60%(2010년 9월말 기준)에 이른다. 주요 매출처는 포스코다.
알덱스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분기보고서 등에 따르면 이 탈산제는 포스코 광양제철소에 전량 납품하고 있는 제품이다. 또 알루미늄 탈산제용 원료가 전량 수입이므로, 원재료 가격 및 환율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납품가격이 국제가격 및 환시세와 연동돼 있어 리스크도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피제이메탈의 재상장을 지켜본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풍전비철은 현재 포스코 이외에 현대제철, 동부제철 등 다양한 매출처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번 인적분할로 신설된 피제이메탈의 탈산제는 강을 더 강하게 만드는 일종의 첨가제로 분할 이전 포스코 광양제철소에 독접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라고 설명했다.
대한전선은 이러한 알짜 사업부를 왜 팔았을까. 대한전선은 지난해 채권은행들과 재무구조개선에 관한 약정을 맺었다. 이에 따라 핵심사업부인 전선사업을 제외하곤 비주력 사업들을 정리하는 중이다. 매년 영업손실을 기록 중인 계열사 알덱스도 정리 대상 중 하나였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작년부터 회사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주력하고 있는 중"이라며 "알덱스도 사업구조조정 측면에서 매각을 검토했던 것인데 탈산제 사업부만 떼내 신설법인을 세워 이를 매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나머지 동통신사업과 투자사업부를 가지고 변경상장된 알덱스 역시 매각 대상"이라며 "이 회사가 좋은 가격에 팔리면 대한전선 입장에서도 긍정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풍전비철이 자기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알덱스의 탈산제 사업부만 매입하기를 원해 대한전선이 인적분할을 통해 매각했다는 얘기다. 또한 나머지 사업부를 유지하고 있는 알덱스도 매입자가 나타날 경우 바로 매각될 수 있는 것이다.
대한전선은 피제이메탈을 팔아 모두 270억원(알덱스 차입금 70억원 포함)을 회수했다. 대한전선이 2년전 알덱스를 매입한 금액이 790억원이었으니, 투자원금을 지켜내기 위해선 '앙꼬 없는 찐빵'겪인 지금의 알덱스를 약 700억원에 팔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