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미국에 처음 갔을 때 마음가짐처럼 새롭게 도전한다는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코리안 특급' 박찬호(37)가 21일 자신의 이름을 딴 서울 역삼동의 '피트니스 박 61' 클럽에서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펄로스 입단 기자회견을 열고 "가족의 영향도 있지만 은퇴 후 큰 경험을 쌓는다는 측면에서 일본을 택했다"며 "이승엽(34)이 있었기에 오릭스로 결정했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후배에게 큰 신뢰를 드러냈다.

박찬호는 4년 만에 다시 선발로 복귀한다는 사실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지난달 오릭스와 처음 접촉했을 때 선발투수를 맡아달라는 제의를 듣고 '내게 엄청난 유혹의 손길'이라고 느꼈다"며 "선발로 뛸 수 있고 도전한다는 데 큰 비중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날 동석한 무라야마 요시오 오릭스 운영본부장도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 투수 최다승(124승)이라는 멋진 기록을 세운 박찬호를 일찍부터 주목해왔다. 아시안게임,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한국의 승리를 위해 크게 이바지한 박찬호의 열정을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선수답게 일본팬에게도 그런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이승엽과 힘을 합쳐 오릭스가 우승하는 모습을 한국팬에게도 보여주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박찬호는 오릭스와 1년간 연봉 120만달러,옵션 100만달러 등 240만달러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일본 언론이 이날 1년간 연봉 총액 2억5000만엔(약 34억4000만원)에 계약했다고 전한 것과 비슷하다.

박찬호는 또 '꿈의 무대'인 메이저리그에서 17년간 걸어온 긴 여정을 정리한다는 것에 대해 "일본 진출을 결정한 뒤 마음이 참 서글펐다. 많은 재미동포 덕분에 잘 버텼는데 이제 그분들을 떠난다고 생각하니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2011년 시즌이 끝난 뒤 진로를 다시 생각하겠지만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마치고 싶다"며 최종 종착역은 한국임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박찬호는 내년 1월 말까지 개인 훈련을 하고 2월1일부터는 일본 오키나와현 미야코지마 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린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