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주가로 본 라이벌 열전 ⑤화학]'뛰는' LG화학에 '나는' 호남석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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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국내 증시에서는 화학주가 주도주로 급부상하며 지난 3분기까지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2차전지를 모멘텀으로 한 LG화학과 적극적인 M&A(인수합병)을 무기로 내세운 호남석유의 주가 경쟁이 치열했다.
지난 21일 종가기준 LG화학의 연초대비 주가 상승률은 69.41%에 달한다. LG화학은 지난 7월 시가총액 4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호남석유 주가는 167.28% 뛰어오르며 LG화학에 비해 2배가 넘는 수익률을 거둬들였다. 호남석유의 가파른 상승세에 LG화학의 기세가 꺾인 형국이다.
◆LG화학 상승세 호남석유가 바통터치
이와 같이 상승률 격차가 벌어진 것은 LG화학과 호남석유의 '성장 전략'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LG화학은 그간 IT(정보기술) 사업 비중을 점차 늘려왔기 때문에 부진한 IT 업황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았다. 현재 LG화학의 IT 소재 부문 비중은 35%이며, 2015년에는 5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순수 석유화학 업체인 호남석유는 업황 호황에 힘입어 고공행진을 펼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안상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이 IT 관련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옆으로 몸집을 키워가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면 호남석유는 위아래 수직계열화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해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LG화학은 2차전지와 자동차 배터리 시장에서의 선전이 올해 주가 최대 모멘텀(상승 동력)으로 작용했다.반면 호남석유는 말레이시아 석유화학 업체 타이탄 인수 소식에 시장이 가장 크게 반응했다는 점이 이를 방증했다.
안 연구원은 "다만 아직까지도 석유화학 업계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업체는 LG화학"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IT 경기의 여파가 LG화학에 더 영향을 끼쳐 호남석유의 상승세가 더 두드러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호남석유의 주가가 LG화학에 비해 뒤늦게 상승 구간에 진입했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은 지난해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올해초 PER(주가수익비율)가 이미 10배에 달했던 상황"이라며 "반면 호남석유의 PER는 당시 6배에 불과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내재가치 대비 주가수준) 매력이 더 돋보였다"고 진단했다.
조승연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의 시총이 크게 불어나면서 국내 기관들의 이익 실현 욕구가 컸던 것이 주가 발목을 잡은 것"이라며 "호남석유는 대주주의 지분율(57.29%)이 높아 유통물량이 적기 때문에 변동성이 더 클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 업종내 색다른 두 가지 매력"
내년도 주가 전망에 대해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는 분석이 우세했다.
대부분의 증시 전문가들이 호남석유를 업종내 최선호주(Top Pick)로 꼽고 있지만 추구하는 성장 전략이 다른 LG화학의 매력은 호남석유와는 색이 다르기 때문이다.
박영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IT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LG화학과 M&A로 회사를 키우고 있는 호남석유 모두 성장성이 뛰어나고 투자 가치가 있다"며 "LG화학의 경우 신규사업 반영 전 목표주가를 48만원으로 책정했으며 호남석유는 41만원까지 상승 여력을 열어두고 있다"고 전했다.
곽 연구원은 "LG화학과 호남석유 두 업체 모두 PER가 글로벌 업체 평균(11.9배)에 도달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실적이 주가 추이를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다만 "LG화학의 경우 중대형 2차전지와 유리기판 모멘텀이 남아 있다"며 "호남석유는 부타디엔 신증설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매력이 서로 다른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
지난 21일 종가기준 LG화학의 연초대비 주가 상승률은 69.41%에 달한다. LG화학은 지난 7월 시가총액 4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호남석유 주가는 167.28% 뛰어오르며 LG화학에 비해 2배가 넘는 수익률을 거둬들였다. 호남석유의 가파른 상승세에 LG화학의 기세가 꺾인 형국이다.
◆LG화학 상승세 호남석유가 바통터치
이와 같이 상승률 격차가 벌어진 것은 LG화학과 호남석유의 '성장 전략'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LG화학은 그간 IT(정보기술) 사업 비중을 점차 늘려왔기 때문에 부진한 IT 업황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았다. 현재 LG화학의 IT 소재 부문 비중은 35%이며, 2015년에는 5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순수 석유화학 업체인 호남석유는 업황 호황에 힘입어 고공행진을 펼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안상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이 IT 관련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옆으로 몸집을 키워가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면 호남석유는 위아래 수직계열화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해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LG화학은 2차전지와 자동차 배터리 시장에서의 선전이 올해 주가 최대 모멘텀(상승 동력)으로 작용했다.반면 호남석유는 말레이시아 석유화학 업체 타이탄 인수 소식에 시장이 가장 크게 반응했다는 점이 이를 방증했다.
안 연구원은 "다만 아직까지도 석유화학 업계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업체는 LG화학"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IT 경기의 여파가 LG화학에 더 영향을 끼쳐 호남석유의 상승세가 더 두드러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호남석유의 주가가 LG화학에 비해 뒤늦게 상승 구간에 진입했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은 지난해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올해초 PER(주가수익비율)가 이미 10배에 달했던 상황"이라며 "반면 호남석유의 PER는 당시 6배에 불과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내재가치 대비 주가수준) 매력이 더 돋보였다"고 진단했다.
조승연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의 시총이 크게 불어나면서 국내 기관들의 이익 실현 욕구가 컸던 것이 주가 발목을 잡은 것"이라며 "호남석유는 대주주의 지분율(57.29%)이 높아 유통물량이 적기 때문에 변동성이 더 클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 업종내 색다른 두 가지 매력"
내년도 주가 전망에 대해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는 분석이 우세했다.
대부분의 증시 전문가들이 호남석유를 업종내 최선호주(Top Pick)로 꼽고 있지만 추구하는 성장 전략이 다른 LG화학의 매력은 호남석유와는 색이 다르기 때문이다.
박영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IT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LG화학과 M&A로 회사를 키우고 있는 호남석유 모두 성장성이 뛰어나고 투자 가치가 있다"며 "LG화학의 경우 신규사업 반영 전 목표주가를 48만원으로 책정했으며 호남석유는 41만원까지 상승 여력을 열어두고 있다"고 전했다.
곽 연구원은 "LG화학과 호남석유 두 업체 모두 PER가 글로벌 업체 평균(11.9배)에 도달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실적이 주가 추이를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다만 "LG화학의 경우 중대형 2차전지와 유리기판 모멘텀이 남아 있다"며 "호남석유는 부타디엔 신증설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매력이 서로 다른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