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순환매 장세가 나타나면서 저평가 상태인 보험주들이 편승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격 메리트와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 모멘텀(상승요인)을 갖춘 손해보험주들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보험업종지수는 올 들어 지난 21일까지 9.62% 하락해 같은기간 코스피지수 수익률(21.05%)을 크게 밑돌았다. 올해 삼성생명과 대한생명 등 대형 생명보험사들이 상장 이후 좋지 못한 흐름을 보여 부담이 컸던 점을 감안해도 부진한 성적이다.

이날 오후 2시25분 현재 대부분의 보험주가 약세를 보인 가운데 삼성화재가 전날보다 0.49%(1000원) 오른 20만5500원에 거래되고 있고, 롯데손해보험(0.40%) 등 일부 손해보험주가 상승세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주가가 오르지 못한 데 따른 저평가 매력이 커졌기 때문에 보험주에 관심을 가질 만한 시기라고 평가했다. 특히 생명보험주보다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 가능성이란 모멘텀을 보유한 손해보험주가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1일 '자동차보험 제도 개선 공청회'를 열었고, 이달 중 최종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제도개선에 따른 자동차보험 손해율 하락이 기대되고, 자동차보험료 인상효과 확대 등이 투자심리를 자극할 것이란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박은준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지난달 다시 상승한 상황에서 손해율 하락을 유도할 수 있는 방안들이 논의되고 있다는 점은 손해보험주 투자심리에 긍정적"이라며 "보험주들이 최악의 국면을 통과하고 있다는 시장의 컨센서스가 형성되면서 주가의 하방경직성이 높아졌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박석현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도 "자동차보험 제도가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자동차보험 비례공제 방식의 자기부담금 제도를 도입한다면 사고당 손해액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내년 1분기까지 자동차보험 제도개선 등 손해보험주 관련 소식이 나오면서 내년 1분기까지 손해보험주들을 중심으로 보험주 주가가 점차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시장에서 정보기술(IT)·자동차주에 이어 조선·증권·은행주 등이 강세를 나타내는 순환매 장세에서 보험주가 저평가 메리트를 바탕으로 상승할 수 있다는 것.

장효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생명보험사의 경우 보험 신상품 개발 등 성장성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가격메리트와 상승 재료를 함께 갖춘 손해보험주에 관심을 두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은준 애널리스트도 "삼성화재 동부화재 등을 비롯한 손해보험주 가운데 자동차보험 매출 비중이 높은 현대해상 등이 반등시 상승폭이 돋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시장 전체의 순환매 추세에 보험주가 끼어들기 보다는 금융업종 내 순환매 과정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최근 강세를 보인 증권주와 은행주의 가격 부담이 커지면 같은 업종의 보험주가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다음주부터 자동차보험 개선안 등 손해보험주에 관련된 소식이 전해지면서 보험주들이 반등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금융업종 내 순환매를 기대하고 매수를 고려할 만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