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티샥 썸싱스페셜 듀워스 등 해외 유명 블렌디드 위스키 브랜드가 한국 시장에서 퇴조하고 있다. 싱글몰트 위스키의 인기 속에 최근 5년 새 매출이 20~30%대로 급감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2006년 1만3914상자(9ℓ 기준)가 출하돼 한국 위스키 시장에서 해외브랜드 위스키 중 판매 6위에 올랐던 커티샥은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2830상자가 팔리는 데 그쳤다. 판매 순위는 12위로 떨어졌다. 하이스코트가 수입하는 커티샥은 2008년까지 6104상자로 명맥을 유지했으나 지난해부터 2000상자대로 추락했다.

1990년대 초 패스포트와 함께 국내 위스키 시장을 석권하며 한해 30만~40만 상자씩 출하됐던 썸싱스페셜은 올 들어 1256상자만 팔렸다. 2005년 6265상자에 비해서도 판매량이 5분의 1가량으로 감소했다. 이 기간에 판매 순위도 9위에서 20위로 추락했다.

미국 내 스카치 블렌디드 위스키 판매 1위인 듀워스도'굴욕'을 당하고 있다. 2005년 4353상자(13위)가 팔렸으나 올 들어선 1800상자(17위)로 떨어졌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싱글몰트 위스키를 찾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블렌디드 위스키 중 마케팅이 뒷받침되지 않는 브랜드가 추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싱글몰트의 대표주자인 글렌피딕은 판매량이 2005년 1만1740상자에서 올해는 지난달까지 2만7788상자로 늘었고,맥캘란도 2005년 6821상자에서 올해 2만1078상자로 급증했다. 판매 순위도 5년 전 각각 7,8위에서 올해 6,7위로 상승했다. 또 발베니 글렌리벳 등 판매량이 늘고 있는 위스키는 대부분 싱글몰트다.

J&B 발렌타인 조니워커 등 세계적인 블렌디드 위스키도 이 같은 시장 변화에서 자유롭지 않다. 판매 2위인 J&B는 2005년 11만5543상자에서 올 들어 7만9620상자로 줄었고,부동의 1위인 발렌타인도 2005년 14만7068상자에서 올해 12만7010상자로 감소했다.

발렌타인을 판매하는 페르노리카 관계자는 "싱글몰트 위스키가 시장을 잠식해오고 있어 발렌타인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페르노리카는 지난 7월 발렌타인 전 제품의 패키지를 고급스럽게 리뉴얼했으며 최근 '글렌버기 200주년 스페셜 에디션'을 출시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