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이틀 연속 연고점을 경신했지만, 쏟아지는 투신의 매물에 시원스런 상승세는 보여주지 못했다.

투신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5거래일째 순매도에 나서며 코스피지수를 보합권에 가뒀고, 코스닥시장에서는 18거래일째 '팔자' 행진을 지속해 장 막판 코스닥지수를 하락세로 끌어내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투신은 15일간 2조1966억원어치 주식을 팔았고, 코스닥시장에서는 18일간 2414억원을 순매도했다.

전문가들은 지수 상승에 따라 투자자들의 펀드환매 욕구가 커진 것이 투신의 '팔자'로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김순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신의 자금은 국내 주식형펀드와 연계된 것이 많고, 국내 주식형펀드의 주식편입비중도 97% 정도의 높은 수준에 있어 펀드환매가 나오면 팔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 단기적 고점에서는 펀드환매가 나오고, 단기적 저점에서는 펀드로 자금이 유입됐다"며 "지금은 지수가 상승구간에 있는 만큼 펀드환매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02포인트(0.05%) 오른 2038.11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에 이어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지만 투신을 중심으로 한 기관의 매물 압박에 상승폭은 미미했다.

전날 미국 증시가 내년 경기확장 기대감에 상승한 가운데 오름세로 출발한 이날 지수는 외국인의 매수세에 한때 2045.39까지 올라 장중 연고점도 높여놨다. 이후 개인과 외국인의 '사자'와 기관의 '팔자'가 팽팽하게 맞서며 등락을 반복하는 모습이었다.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3533억원과 1901억원의 매수 우위였고, 기관은 투신 2978억원 등 4630억원을 순매도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D램 가격이 1달러 밑으로 추락했다는 소식에도 외국계 증권사 창구를 통한 매수세 유입으로 장중 최고가를 95만3000원까지 올려놨다.

제약주들은 4분기에 업황의 바닥 다지기가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에 강세였다. 녹십자 동아제약 동성제약 유한양행 등이 1~4%대의 오름세였다. 이구산업 대창 서원 등은 구리값이 사상 최고치까지 올랐다는 소식에 급등했다.

코스닥지수는 0.32% 하락한 505.01로 거래를 마감했다. 미 증시 상승에 코스닥은 장 초반 510선을 회복하기도 했지만 기관 매물이 지속적으로 출회되면서 하락 반전했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73억원, 79억원 순매수했고 기관은 276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기관은 23거래일째 팔자 행진을 이어갔다.

지수가 보합권에서 소강상태를 보였지만 구제역 확산에 따라 백신과 쇠고기 수입 관련 테마주들은 들썩였다.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대국(상한가), 한일사료(4.02%),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3.59%) 등 수입 쇠고기 유통주들은 동반 강세를 기록했다.

중앙백신(상한가), 제일바이오(상한가), 대한뉴팜(상한가), 이-글벳(13.69%), 파루(9.11%) 등 백신주들도 나란히 급등세를 보였다. 이날 상장된 IBKS스팩1호는 공모가(1000원)보다 낮은 990원에 시초가를 형성했고 0.81% 오른 채 장을 마쳤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소폭 하락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3원(0.11%) 내린 1154원을 기록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