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종 대장주인 엔씨소프트가 프로야구단 창단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급락했다.

22일 엔씨소프트는 전날보다 6.60%(1만4000원) 내린 19만8000원에 장을 마쳐 나흘째 하락했다.

엔씨소프트 주가는 이날 보합권에서 장을 시작한 후 초반 상승세를 보였으나 야구단 추진 소식이 전해지면서 급락세를 탔다. 지난 8월12일 이후 처음으로(종가 기준) 20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매물이 쏟아지면서 거래량도 전날의 두배가량인 132만3530주로 급증했다.

이날 엔씨소프트는 최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창단의향서를 제출하고 통합 창원시를 연고로 하는 프로야구 9번째 구단 창단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사람들을 더 즐겁게 만든다'는 기업정신을 창단 추진 배경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증시의 반응은 냉담했다. 신작게임 '블레이드앤소울' 출시가 예상보다 연기될 것이란 우려로 최근 주가가 조정을 받은 상황에서 불거진 야구단 창단 추진 소식이 달갑지 않았던 것. 이에 기관이 986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며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이 기업 펀더멘털(내재가치)의 문제라기 보다는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어 주가가 급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적과 마케팅비 전망에 비춰 야구단 운영비용 부담을 감내할 만하지만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자극했다는 설명이다.

성종화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연간 150억원의 비용이 든다고 가정해도 실적 전망을 고려하면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수준은 아니다"며 "당초 내년 상반기로 예상했던 블레이드앤소울 출시 일정이 하반기로 연기되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된 가운데 나온 소식이기 때문에 주가 반응폭이 컸던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창영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도 "창원시 보조와 지난해 마케팅비가 60억원 수준이었다는 점에 비춰 야구단 연간 운영비는 엔씨소프트에 크게 부담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전문가들은 기대작 출시 계획과 이에 따른 실적 전망 등을 고려하면 이날 주가 하락은 다소 과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