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자회사인 삼성전자서비스의 지분 100%를 확보하기 위해 추진했던 감자(자본금 줄임) 계획이 일부 소액주주들의 매각 거부로 '반쪽 성공'에 그쳤다.

장외기업인 삼성전자서비스는 유상감자 결과 삼성전자의 지분율이 83.33%에서 99.33%로 올라갔다고 21일 공시했다. 이 회사는 당초 지난달 11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최대주주인 삼성전자 지분을 제외한 소액주주들의 보유 주식 120만2주를 전량 매입해 소각하기로 결정했었다. 하지만 감자 기준일인 지난 13일까지 매입한 주식 수는 115만9401주로,당초 계획에 비해 4만601주(지분율 0.67%)를 못 사들인 것이다.

삼성전자서비스가 이번에 소각한 자사주의 매입가격은 주당 2만원으로,장외시장 거래가(피스탁 기준) 1만9050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증권업계에선 주식 매각을 거부한 주주들이 이보다 높은 가격을 원했거나 다른 목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분율이 1%에 못 미쳐 상법 상 소수주주권을 행사할 순 없지만,단독주주권을 활용해 각종 소송으로 회사에 제동을 걸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이번 유상소각 대금으로 회사에 쌓아뒀던 상법상 배당가능이익(246억원)의 94%를 썼다. 공시상 감자 사유는 '과다 자본금 축소'였다. 하지만 소액주주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소액주주 지분은 설립 초기 직원들에게 우리사주 형태로 배정된 물량이었는데 그동안 한번도 배당을 하지 못해 주주들의 불만과 상장 요구가 많았다"고 전했다.

비상장기업 주식을 오래 보유한 주주들에게 금전 보상을 해주고 향후 불만이 나올 부분도 원천적으로 없앨 수 있는 기회였지만 일부 주주들의 반발로 찜찜한 구석을 남기게 됐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