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 중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일부 중국 언론들이 노골적으로 북한 편을 들거나 한국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22일 '북한이 보여준 냉정을 높이 평가하자'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이 신문은 "북한이 지난 20일 남한의 '도발'에 반격하지 않음으로써 세계인에게 북한의 절제를 보여줬다"며 "이를 통해 북한에 대한 이미지도 어느 정도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의 선택으로 동북아 지역 사람들이 여전히 평화 속에서 살아갈 수 있게 됐다"며 북한에 박수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반면 한국에 대해서는 "이번 사태만으로 성급히 평가할 수는 없지만 남한은 자신들이 도발자의 지위에 오르게 된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일"이라며 "(한국은) 싸움을 하는 세 살짜리 아이와 같은 태도를 보였다"고 터무니없는 주장을 했다.

관영 경제관찰보도 이날 어선 충돌사건과 관련,한국 정부와 한국의 여론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 신문은 사설에서 사건의 배경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한국의 해양경찰이 중국 어선을 침몰시켜 2명의 중국인을 '살해'했다"며 "그런데도 한국 정부는 배상 방안을 내놓거나 사망사고를 낸 경찰 간부를 처벌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고 생떼를 썼다.

이 신문은 또 "전시가 아닌 평시에 한국의 군대에 의해 중국의 일반인이 죽었는데도 한국의 언론들은 궤변을 늘어놓거나 심지어 죽어 마땅하다고 말한다"고 덧붙였다. 또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사찰에 동의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북한은 군사적 충돌이 확대되는 것을 바라지 않고 6자회담의 복귀를 희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반면 한국은 폭력을 숭상하고 냉정을 잃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