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ㆍ정동영 '햇볕정책'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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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정책 놓고 사사건건 대립
孫 "北, 정상적 국가 아니다" … 鄭 "치밀하고 전략적인 나라"
孫 "北, 정상적 국가 아니다" … 鄭 "치밀하고 전략적인 나라"
민주당 내 서열 1위인 손학규 대표와 2위인 정동영 최고위원이 햇볕정책을 놓고 충돌하는 양상이다. 대북특사,통일부 장관을 지냈던 정 최고위원이 연일 손학규 대표와 각을 세우고 있다.
손 대표와 정 최고위원 간의 대립각은 기본적으로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에서 출발한다. 김대중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 최고위원은 햇볕정책 신봉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면 한나라당 출신인 손 대표의 햇볕정책에 대한 인식은 조금 다를 수밖에 없다.
손 대표가 최근 연평도 사격훈련과 관련해 "북한은 정상적인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북의 정상적인 판단을 기대하면 안된다"고 말한 데 대해 정 최고위원은 "(그런 생각에) 동의할 수 없다"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정 최고위원은 "북한이 얼마나 치밀하게 남한과 미국에 대한 전략을 세워서 행동하는 나라인데 왜 비정상국가냐"고 각을 세웠다.
두 사람 간 대북 정책을 둘러싼 마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30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손 대표는 "대북 평화 포용정책이 기본임은 틀림없지만 햇볕정책이 모든 것을 다 치유하고 해결하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고 언급, 당내에 파장을 낳았다. 이에 정 최고위원은 "햇볕정책은 한반도 평화의 길이자 민주당이 계승 발전시켜야 할 우리의 대북 기조"라며 맞받아쳤다.
연평도 기습도발 당시 북한이 포격하겠다며 통지문을 보내온 것에 대해 손 대표는 당 전체분위기와는 다른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건 상식 밖의 일이기 때문에 우린 믿을 수 없었던 것"이라며 손 대표가 정부를 두둔한 것이다. 이는 박지원 원내대표가 "북한의 통지문을 허투루 넘긴 건 우리 정부의 잘못"이라며 질책해온 것과는 대조적이다.
손 대표와 정 최고위원 간의 대립각은 전당대회 준비 때부터 시작됐다. 손 대표가 "중도를 공략해야 정권을 탈환할 수 있다"며 '국민 속으로'를 기치로 내건 데 반해 정 최고위원은 "선명한 복지정책으로 차별화해야 한다"며 '담대한 진보'를 강조했다.
손 대표는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 최고위원에게 책임을 맡겨 앞으로 민주당의 대표단을 미국,중국,러시아까지 보내 남북 내지는 주변관계국과 대화의 길을 모색할 것"이라며 대북 문제에 관해선 한발 물러서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그러나 당내에선 여전히 "최고위원회의를 할 때마다 손 대표와 정 최고위원 간의 의견 차이가 자꾸 드러나 불안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손 대표와 정 최고위원 간의 대립각은 기본적으로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에서 출발한다. 김대중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 최고위원은 햇볕정책 신봉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면 한나라당 출신인 손 대표의 햇볕정책에 대한 인식은 조금 다를 수밖에 없다.
손 대표가 최근 연평도 사격훈련과 관련해 "북한은 정상적인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북의 정상적인 판단을 기대하면 안된다"고 말한 데 대해 정 최고위원은 "(그런 생각에) 동의할 수 없다"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정 최고위원은 "북한이 얼마나 치밀하게 남한과 미국에 대한 전략을 세워서 행동하는 나라인데 왜 비정상국가냐"고 각을 세웠다.
두 사람 간 대북 정책을 둘러싼 마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30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손 대표는 "대북 평화 포용정책이 기본임은 틀림없지만 햇볕정책이 모든 것을 다 치유하고 해결하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고 언급, 당내에 파장을 낳았다. 이에 정 최고위원은 "햇볕정책은 한반도 평화의 길이자 민주당이 계승 발전시켜야 할 우리의 대북 기조"라며 맞받아쳤다.
연평도 기습도발 당시 북한이 포격하겠다며 통지문을 보내온 것에 대해 손 대표는 당 전체분위기와는 다른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건 상식 밖의 일이기 때문에 우린 믿을 수 없었던 것"이라며 손 대표가 정부를 두둔한 것이다. 이는 박지원 원내대표가 "북한의 통지문을 허투루 넘긴 건 우리 정부의 잘못"이라며 질책해온 것과는 대조적이다.
손 대표와 정 최고위원 간의 대립각은 전당대회 준비 때부터 시작됐다. 손 대표가 "중도를 공략해야 정권을 탈환할 수 있다"며 '국민 속으로'를 기치로 내건 데 반해 정 최고위원은 "선명한 복지정책으로 차별화해야 한다"며 '담대한 진보'를 강조했다.
손 대표는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 최고위원에게 책임을 맡겨 앞으로 민주당의 대표단을 미국,중국,러시아까지 보내 남북 내지는 주변관계국과 대화의 길을 모색할 것"이라며 대북 문제에 관해선 한발 물러서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그러나 당내에선 여전히 "최고위원회의를 할 때마다 손 대표와 정 최고위원 간의 의견 차이가 자꾸 드러나 불안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