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2064.85)를 향해 질주 중이지만 거래는 차분하기만 하다. 증시가 2007년과 달리 과열되지 않았다는 '증거'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1일까지 유가증권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6조2095억원으로 지난 1월(6조1532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연초 6조원대이던 일평균 거래대금은 9월부터 지수가 200포인트 가까이 급등하는 동안에도 6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거래량도 늘지 않았다. 이달 하루 평균 4억3000만여주가 거래돼 1월(4억5000만주) 수준과 큰 차이가 없다.

이는 코스피지수 최고치였던 2007년과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2007년에는 연초 2조5000억원대이던 일평균 거래대금이 매달 큰 폭으로 증가하더니 지수가 2000선을 돌파한 10월에는 네 배 많은 8조2000억원대로 불어났다. 지금보다 24%가량 많은 수준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수가 계속 상승 또는 하락해 방향성이 일정한 장에서는 거래가 늘지 않다가 고점이 되면 매물이 확 풀리며 거래도 크게 늘어난다"며 "현재 상승장에선 투자자들이 매도 타이밍이 아니라고 보고 있고 일각에선 서서히 사들이는 양상이어서 시장이 과열됐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자문형 랩이 올 들어 증시 주도 세력으로 등장한 것도 한 이유라는 분석이다. 심재엽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자문형 랩은 10개 안팎의 종목에 집중 투자하므로 주요 종목의 매매회전율이 높더라도 펀드 전성기에 비해 시장 전체 매매회전율은 낮아져 거래가 줄어드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