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패스트푸드 업체 맥도날드사가 엘살바도르에서 자사 소송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늦추겠다고 압박, 미 대사관측과 갈등을 빚었던 사실이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 외교전문을 통해 드러났다.

21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2006년 2월 맥도날드측은 휴 바클레이 주 엘살바도르 미국 대사와 면담을 갖고 현지 소송에서 중미 자유무역협정(CAFTA)을 협상카드로 삼겠다는 계획을 브리핑했다.

딕 크로포드 부사장 등 맥도날드 측은 자사가 미국 정계에 로비해 엘살바도르 정부에 대해 이 사안이 해결되기 전까지는 CAFTA의 실행을 늦추겠다며 소송을 법에 따라 처리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바클레이 대사가 이러한 시도는 "CAFTA의 최대한 신속한 시행을 추진하는 미국의 국익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고 강력 반발하자 맥도날드측은 일부 우려를 인정했으나 시도 자체를 중단하지는 않겠다고 답했다고 전문은 밝혔다.

맥도날드는 엘살바도르에서 1996년 현지 사업권자와 계약을 끊었다가 계약위반으로 피소돼 2005년 2천400만달러(약 36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자 대법원에 상고, 재판 중이었다.

맥도날드측은 엘살바도르 대법원에 좌파 정당인 파라분도 마르티 민족해방전선(FMLN)측 판사가 있어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엘살바도르 정ㆍ재계에 압력을 가해 판사 교체를 추진하면서 CAFTA 카드를 들고 나왔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이에 대해 맥도날드측은 "우리는 소송 문제가 당시 양국 정부간 CAFTA 논의에 포함되기를 희망했을 뿐이며 CAFTA을 지연시키는 것은 우리의 관심사가 아니었다"라고 해명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j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