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뒷북 투자는 '심리적 함정' 빠진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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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ㆍ기관과 '엇박자'
빠른 순환매서 타이밍 놓쳐
오르는 종목은 두려워 못사고 떨어진 주식 "언젠가 뛰겠지"
조정이용 '길목 지키기' 효과적
빠른 순환매서 타이밍 놓쳐
오르는 종목은 두려워 못사고 떨어진 주식 "언젠가 뛰겠지"
조정이용 '길목 지키기' 효과적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넘었지만 '개미'투자자 A씨는 전혀 즐겁지 않다. 지난주까지 강세였던 LG디스플레이 주가가 A씨가 산 뒤부터는 줄곧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 주말 3%가량의 차익을 남기고 팔아치운 현대제철은 기관 매수세가 유입되며 사흘 만에 8% 가까이 급등해 아쉬움이 더 크다.
대부분 개인투자자들은 이처럼 사면 내리고 팔면 올라 상승장에서도 별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 기관과 거꾸로 가는 개인들의 '청개구리 투자'는 오르는 종목은 두려워서 못 사고,막연한 반등 기대로 부진한 종목들을 저가 매수하는 심리에서 비롯된다는 지적이다. 이익이 나면 빨리 팔고 싶어 안달하지만,손실이 나는 게 두려워 손절매를 하지 못하는 것도 한 이유다.
◆개인 이틀 연속 순매수
22일 코스피지수는 0.05%(1.02포인트) 오른 2038.11로 마감,사상 최고치(2064.85)와의 격차를 26.74포인트로 줄였다. 전날 3919억원을 사들였던 개인은 이날도 1944억원 순매수했다. 지수가 2000선을 넘어서는 동안 주저하며 주식을 내다 팔다가 상승세가 지속되자 뒤늦게 매수에 가담하는 모습이다.
송동근 하우경영연구소장은 "금융위기의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벗어나지 못한 개인들이 처음에는 확신을 갖지 못하다가 2000선 돌파 이후 오히려 추가 상승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 같은 개인들의 심리 변화는 심리학에서 말하는 지속편향(관성의 법칙) 때문이다.
대신증권 재직 시절 '멘털투자'를 강조했던 송 소장은 "개인들은 보유 종목의 수익률이 부진할 땐 호재보다 악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유럽 불안과 중국 긴축,북한 리스크 등 악재가 불거질 때 개인들의 투매가 나타난 것도 '확증편향'적 심리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빠른 순환매에 '청개구리 투자'
이달 들어 외국인과 기관은 '정보기술(IT) · 은행주→조선 · 화학주→철강주' 순으로 발빠른 순환매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개인들은 한발 늦은 대응으로 엇박자를 내고 있다.
이달 들어 13일까지 외국인(3350억원)과 기관(3535억원)이 IT주를 대거 사들이는 동안 개인은 오히려 6822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들이 그 이후 22일까지 삼성SDI LG디스플레이 하이닉스 등을 중심으로 총 6596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이들 종목 주가는 외국인과 기관의 차익 실현 매물에 밀려 약세로 돌아섰다.
이번 주엔 현대제철 SK에너지 포스코 등 철강 · 정유주에 기관 매수세가 유입돼 주가를 끌어올렸지만 개인들은 지난주부터 줄곧 이들 종목을 팔고 있다.
업종별 순환매가 워낙 빨라 대응이 힘든 점도 있지만 개인들이 흔히 빠지는 '도박사의 오류'가 청개구리 투자의 원인이란 지적이다. 정의석 신한금융투자 상무는 "동전을 던져 앞면이 계속 나오면 다음 번엔 뒷면에 베팅하는 도박사의 심리처럼 투자자들도 부진한 종목을 들고 언젠가는 반등할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손실을 두려워 하는 '손실 혐오' 심리로 인해 주가가 뛰는 주도주에는 섣불리 손이 나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정 상무는 "개인들은 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종목에 대해 급락할 때와 비슷한 정도의 공포를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박중제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외국인과 자문형 랩 등 자금이 쏠리는 일부 업종이 계속 오르는 국면이어서 하루하루 등락에 따라 추종매매를 하기보다 조정을 이용해 느긋하게 길목을 지키는 전략이 더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송 상무는 "유동성에 의한 강세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란 점에서 반복된 악재에 과민 반응하는 것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
대부분 개인투자자들은 이처럼 사면 내리고 팔면 올라 상승장에서도 별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 기관과 거꾸로 가는 개인들의 '청개구리 투자'는 오르는 종목은 두려워서 못 사고,막연한 반등 기대로 부진한 종목들을 저가 매수하는 심리에서 비롯된다는 지적이다. 이익이 나면 빨리 팔고 싶어 안달하지만,손실이 나는 게 두려워 손절매를 하지 못하는 것도 한 이유다.
◆개인 이틀 연속 순매수
22일 코스피지수는 0.05%(1.02포인트) 오른 2038.11로 마감,사상 최고치(2064.85)와의 격차를 26.74포인트로 줄였다. 전날 3919억원을 사들였던 개인은 이날도 1944억원 순매수했다. 지수가 2000선을 넘어서는 동안 주저하며 주식을 내다 팔다가 상승세가 지속되자 뒤늦게 매수에 가담하는 모습이다.
송동근 하우경영연구소장은 "금융위기의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벗어나지 못한 개인들이 처음에는 확신을 갖지 못하다가 2000선 돌파 이후 오히려 추가 상승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 같은 개인들의 심리 변화는 심리학에서 말하는 지속편향(관성의 법칙) 때문이다.
대신증권 재직 시절 '멘털투자'를 강조했던 송 소장은 "개인들은 보유 종목의 수익률이 부진할 땐 호재보다 악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유럽 불안과 중국 긴축,북한 리스크 등 악재가 불거질 때 개인들의 투매가 나타난 것도 '확증편향'적 심리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빠른 순환매에 '청개구리 투자'
이달 들어 외국인과 기관은 '정보기술(IT) · 은행주→조선 · 화학주→철강주' 순으로 발빠른 순환매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개인들은 한발 늦은 대응으로 엇박자를 내고 있다.
이달 들어 13일까지 외국인(3350억원)과 기관(3535억원)이 IT주를 대거 사들이는 동안 개인은 오히려 6822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들이 그 이후 22일까지 삼성SDI LG디스플레이 하이닉스 등을 중심으로 총 6596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이들 종목 주가는 외국인과 기관의 차익 실현 매물에 밀려 약세로 돌아섰다.
이번 주엔 현대제철 SK에너지 포스코 등 철강 · 정유주에 기관 매수세가 유입돼 주가를 끌어올렸지만 개인들은 지난주부터 줄곧 이들 종목을 팔고 있다.
업종별 순환매가 워낙 빨라 대응이 힘든 점도 있지만 개인들이 흔히 빠지는 '도박사의 오류'가 청개구리 투자의 원인이란 지적이다. 정의석 신한금융투자 상무는 "동전을 던져 앞면이 계속 나오면 다음 번엔 뒷면에 베팅하는 도박사의 심리처럼 투자자들도 부진한 종목을 들고 언젠가는 반등할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손실을 두려워 하는 '손실 혐오' 심리로 인해 주가가 뛰는 주도주에는 섣불리 손이 나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정 상무는 "개인들은 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종목에 대해 급락할 때와 비슷한 정도의 공포를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박중제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외국인과 자문형 랩 등 자금이 쏠리는 일부 업종이 계속 오르는 국면이어서 하루하루 등락에 따라 추종매매를 하기보다 조정을 이용해 느긋하게 길목을 지키는 전략이 더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송 상무는 "유동성에 의한 강세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란 점에서 반복된 악재에 과민 반응하는 것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