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설탕과 밀가루는 물론 상수도 · 지하철 요금,대학등록금,전셋값 등 주요 생활물가 전반에 걸쳐 가격 인상이 예고되고 있어서다.

CJ제일제당은 24일부터 설탕 출하가격을 평균 9.7% 인상한다고 22일 발표했다. 1195원이던 하얀설탕 1㎏은 1309원(부가세 포함)으로,1만5403원이던 15㎏은 1만6928원으로 각각 9.5%,9.9% 오른다. 이 회사는 내년 2~3월께 설탕값을 5%가량 추가 인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국제 원당가격이 올 상반기 말보다 2배 이상 급등하면서 제당사업이 이달 들어 적자로 돌아섰다"며 "15%가량 인상해야 적자를 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양사 대한제당 등 다른 제당업체들도 다음 주부터 설탕값 인상에 나설 계획이다.

밀가루 업체들도 이르면 내달 초 가격을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인상폭은 15%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제분업계 고위 관계자는 "올 여름 러시아 곡물 파동 이후 밀가루 원료인 소맥가격이 크게 올라 연초 대비 37%나 상승했다"며 "각종 비용 절감에도 불구하고 이달부터 적자구조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식품의 주요 원료인 설탕과 밀가루 가격 인상이 현실화하면서 라면 빵 과자 등 가공식품 물가도 연쇄적으로 오를 전망이다. 음료 아이스크림 등 일부 가공식품은 이미 가격이 뛰고 있다. 코카콜라는 최근 파워에이드 환타 암바사 등의 가격을 4~6% 인상했다.

공공요금 인상도 대기 중이다. 대전시는 이르면 내년 2월 버스 및 지하철 요금을 150원(카드 기준)가량 올리고 상수도 요금도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구시와 울산시도 교통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을 추진하기로 했다.

대학들도 등록금 인상 준비에 들어갔다. 서울의 한 대학 관계자는 "일부 대학이 내년 등록금을 2~3%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올 들어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6.1% 올라 작년(7.2%)에 이어 2년 연속 초강세를 보였다.

김철수/임현우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