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을 즐겁게] 순백의 길…눈부신 雪景, 발자국마다 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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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좋은 눈꽃길 5곳
겨울 여행길에서 제일 반가운 친구는 눈이다. 눈을 만나면 그 어떤 풍경이나 놀이도 생생하게 살아난다. 여행의 모든 요소에 활력을 불어넣는 '하얀 비타민'이라고 할까. 트레킹 발걸음이 눈 오는 날 더 활기찬 이유가 다른 데 있는 게 아니다. 한국관광공사가 걷기 좋은 눈꽃길 5곳을 추천했다.
#백두대간 선자령(강원 평창)
한겨울 강원 평창은 순백의 눈꽃세상이 된다. 대관령 선자령이 눈꽃트레킹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선자령 눈꽃길은 옛 영동고속도로 대관령휴게소(상행)에서 시작된다. 대관령국사성황사 관리소 위쪽으로 올라가면 무선표지소가 나온다. 무선표지소 앞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선자령으로 향한다. 선자령 정상까지 3.2㎞.산책하듯 편안하게 걸을 수 있을 정도로 완만하다. 길 중간쯤에 설치된 새봉전망대에 서면 동해와 강릉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대관령과 선자령 일대 풍력발전단지 풍경이 장관이다.
선자령 정상은 '백두대간 전망대'라는 별명답게 시원스러운 조망을 자랑한다. 동해바다와 대관령삼양목장의 광활한 설원도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대관령 양떼목장에도 들러볼 만하다. 이국적인 설경을 감상할 수 있다. 양들에게 먹이를 주는 체험도 할 수 있다. 평창군청 관광경제과(033)330-2542
#선작지왓(제주 한라산)
한라산에는 어리목 영실 돈내코 성판악 관음사 등 5개 등산코스가 개방돼 있다. 성판악 관음사 코스만 정상에 닿고,나머지 코스는 윗세오름 대피소까지만 오를 수 있다. 한라산 설경과 눈꽃 감상에는 영실,어리목 코스를 추천할 만하다.
'신들이 사는 곳'이라는 뜻의 영실 코스는 곳곳이 '하로산또'(한라산 신)가 머무는 곳처럼 신령스러운 분위기가 가득하다. 영실휴게소를 지나 숨이 턱밑까지 차오를 때쯤 영실기암을 만난다. 병풍바위를 지나서부터 만나는 풍광 또한 좋다. 구상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구상나무 군락 사잇길에 들어서기 전에 한번쯤 뒤를 돌아봐야 한다.
하얀 눈꽃이 핀 영실기암 옆으로 서귀포 해안이 또렷하게 보인다. 구상나무 군락을 벗어나면 곧장 선작지왓 평원이 펼쳐진다. 하산은 어리목 코스를 탄다. 어리목길의 만세동산과 사제비동산 풍경도 눈이 시릴 정도로 아름답다. 제주도청 관광정책과(064)710-3314
#남한산성(경기 광주)
남한산성은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국방의 보루 역할을 해왔다. 청량산 능선을 따라 축조된 성은 길이가 11.7㎞(본성 9㎞,외성 2.7㎞)에 달한다. 지금은 자연생태 환경이 좋아 수도권 시민들의 당일 걷기코스로 사랑받고 있다.
산성길은 5개가 있다. 산성로터리를 출발,영월정 숭렬전을 지나 수어장대에 올랐다가 서문과 국청사를 지나 원점으로 돌아오는 2코스가 2.9㎞로 가장 짧다. 5코스는 제일 긴 대신 본성의 성곽을 빠짐없이 걸어볼 수 있다. 남한산성역사관에서 시작해 동문 동장대터 북문 서문 수어장대 영춘정 남문 동문을 모두 거친다. 총 7.7㎞다. 자가운전자라면 남문 주차장에 차를 대고 성벽을 따라 영춘정을 지나 수어장대까지 간 뒤 남문으로 되돌아오는 게 좋다. 광주시청 관광예술팀(031)760-2725
#무등산 눈꽃길(광주광역시)
무등산의 겨울 풍경은 찬란하다. 눈과 얼음으로 덮인 서석대와 입석대가 아침햇살에 반짝이는 풍경이 호남 겨울풍경의 정수로 손꼽힌다. 저녁노을이 비치면 수직절벽은 빛을 발하는데 '빛고을 광주'란 이름이 여기서 나왔다. 고즈넉한 옛길을 따라가는 산행이 운치있다.
옛길 1구간은 완만한 평지길.산수오거리에서 시작해 무진고성~청풍쉼터~충장사~원효사까지 7.75㎞다. 옛길 2구간은 원효사에서 시작해 제철유적지~서석대까지 4.12㎞.두 구간을 더하면 총 11.87㎞로,무등산 높이(1187m)와 같은 수치가 나온다.
무등산 옛길 산책의 하이라이트는 서석대.눈과 얼음으로 덮인 수직기둥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서석대는 한반도 육지에서는 가장 큰 주상절리대다. 광주광역시 관광진흥과(062)613-3642
#승부역(경북 봉화)
낙동강 물줄기가 굽이치는 봉화 승부마을 강가에 승부역이 있다. 영동선(영주~강릉)에 있는 승부역은 오지 역 중 하나로 승부마을에 유명세를 안겨줬다. 1999년 환상선 눈꽃 열차가 운행되기 시작하면서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자동차로는 접근할 수 없는 대한민국 최고의 오지 역이다. 승부역 뒤쪽 산길 초입에 영암선(영주~철암) 개통 기념비가 있다. 이 개통비 뒤로 투구봉 산책길이 나 있다.
1시간 거리로 오르는 길 좌우에 쭉쭉 뻗은 소나무가 멋지다. 9부 능선쯤 오르면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봉화군청 문화체육관광과(054)679-6341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