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태욱 강원대 수의학과 교수는 22일 "이번 구제역 감염경로는 중국과 동남아 등을 다녀온 사람에 의한 국외 유입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외국 방문자에 대한 철저한 검역으로 국외 유입을 차단하는 것이 지역 간 방역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구제역은 전파력이 매우 강한 바이러스인 데다 접촉없이도 공기 중 전파가 이뤄지는 등 감염경로가 다양하다"면서 "공항 등 국외 출입로에 방역시스템을 갖춰야 원천 차단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살처분한 가축의 사체로 인한 구제역 2차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생석회와 같은 강알칼리성 소독제나 강산성 소독제를 사용해 확실한 방역처리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유한상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도 "사람을 통해 감염됐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진단했다. 유 교수는 "평야 등 지형적인 장애물이 없는 지역에서는 바람을 통해 구제역 바이러스가 전파된 사례도 있지만,산악지대가 많은 강원도 특성상 공기 중 전파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강원도는 현재 감염경로를 추적하고 있지만,평창은 지난 13일 수의사가 다녀간 것이 고작이고 화천 역시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어 방역 당국이 역학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제역의 치사율은 어린 동물에서도 10% 내외에 불과해 낮은 편이지만,전파력이 강하며 한번 감염된 동물들은 회복된 뒤에도 성장속도가 느려지는 등 생산성이 떨어진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