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단 CEO 릴레이 인터뷰] (2) "시설·선수·수익 3박자 갖춰 내년엔 우승"
"프로야구는 편안하게 관전할 수 있는 시설(인프라)과 안정적인 선수 수급,구단 수익 증대라는 3박자가 맞아야 스포츠산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습니다. 내년이 프로야구 출범 30주년이지만 아직은 개선해야 할 점들이 눈에 띕니다. "

6년째 두산 베어스를 이끌고 있는 김진 사장(57)은 국내 프로야구 환경이 스포츠산업으로 가는 초기 단계여서 갖춰 나가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국내 프로야구단의 연간 매출은 250억~300억원인데 모기업의 후원이 '150억원+α'에 달한다. 절반 이상을 모기업에 의존하는 구조다. 관중 100만명이 넘는 두산의 올해 입장 수입은 70억원이고 나머지는 중계료 광고수입 등이다. 그동안 102억원에 그쳤던 8개 구단의 중계료가 내년 시즌부터 180억원으로 늘어나 구단들의 재정에 다소 보탬이 될 전망이다.

김 사장은 "프로야구가 '프로'라는 타이틀에 걸맞으려면 경기가 더 재미있고 관중이 더 많이 찾는 가운데 여러 기업이 앞다퉈 광고를 하는 상황이 연출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훌륭한 선수가 많이 나와야 한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훌륭한 선수를 길러내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하고 실업야구단도 활성화돼야 프로 무대에서 뛸 수 있는 인재들이 배출된다는 얘기다.

야구장의 시설 개선도 꾸준히 이뤄져야 하는 부분이다. 1982년 개장 때 3만500개였던 잠실야구장의 좌석 수가 2만6500개로 줄었다. 지난 30년간 체격이 커진 관중의 신체 구조에 맞게 본부석과 1 · 3루석을 교체했기 때문이다.

"좌석 방향이 홈플레이트를 향해야 관중이 서로 이야기도 하고 파울볼도 피할 수 있어요. 몇 년간 야구장에서 근무하다 보니 사소하지만 중요한 사실들을 알게 됐어요. "

김 사장은 야구단 사령관을 맡은 이후 2군 전용구장(경기 이천)을 다시 마련하고 트레이닝실 실내연습장 라커 샤워룸 등을 최신식으로 교체하면서 선수들의 경쟁력 키우기에 매진했다. 게다가 1군 경기는 인천에서 벌어지는 게임까지 100% 관전하고,2군 경기도 1주일에 두 번은 참관할 정도로 열성을 쏟았다.

그 덕분인지 부임 이후 6시즌 중 5시즌이나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최근에는 잠실야구장 내 구단 사무실을 대대적으로 보수하고 있다. "그동안 선수들의 실력을 키우기 위해 모든 힘을 집중했습니다. 구단이 잘되기 위해서는 프런트와 코칭스태프,선수가 삼위일체가 돼야 합니다. 이제는 뒤에서 고생한 프런트도 좋은 업무 환경에서 근무할 때가 됐지요. "

김 사장이 선수와 코칭스태프에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뛰는 허슬 플레이를 펼치는 것과 명문구단이 되는 것.김 사장은 명문구단을 '좋은 성적을 유지하면서 팬과 스타선수를 많이 보유하고 시스템화된 경영을 추구하는 전통 있는 구단'으로 정의한다. '허슬 두(Hustle Doo)'라는 두산의 캐치프레이즈가 그라운드에서 실현될 때 명문구단이 된다는 얘기다.

김 사장은 1위를 해야 인정받는 게 프로의 세계라고 했다. "2~7위는 똑같아요. 1위와 꼴찌인 8등만 기억되는데 8위에는 '지난해 꼴찌팀'이라는 수식어가 붙습니다. 2등 100번보다 우승 한 번을 더 높게 평가하는 게 프로 무대입니다. "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