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산타의 썰매에 올라탔다. 연중 최고치를 2040선까지 높여놓으면서 사상 최고가 수준에도 바짝 다가서고 있다.

누가 사도 오르는 장세가 연출되고 있다. 21일에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에도 불구하고 개인 매수로 지수가 16포인트 넘게 올랐다. 외국인과 기관의 공격적 매수로 대형주의 유통물량이 줄어들면서 상승탄력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

여기다 잠시 쉬었던 미국 증시도 힘을 보탤 모양이다. 2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경제지표 개선과 M&A호재 등이 맞물리면서 주요 지수가 모두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사흘만에 반등하며 지난 16일의 연고점 11499를 뛰어넘었다. S&P지수와 나스닥은 나흘 연속 랠리를 이어갔다.

악재에는 둔감하고 호재 없이도 잘 오르던 지수가 미국 증시의 상승 모멘텀까지 장착하면서 사상최고치를 향해 성큼 올라설 기세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상승 이후 숨고르기에 들어간 미국 증시가 추가 상승을 위한 에너지를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조만간 재상승을 모색할 것"이라며 "미국 증시가 상승할 경우 국내 증시도 수혜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구체적으로는 올해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수를 지속하고 있는 외국인 중 미국 국적의 외국인이 절대적인 만큼 미 증시가 긍정적일수록 외국인 매수 규모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앞으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로 미국 증시가 추가 반등에 나설 경우 외국인 매수 확대에 따른 국내 지수의 추가 상승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글로벌 증시가 많이 오른 만큼 숨고르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연구원은 "우리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동안 미국 증시는 고점에서 횡보를 하고 있다"며 "단기 증시의 향방을 결정하는 키는 역시 횡보하고 있는 미국 증시"라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상승세로 방향 전환한다면 우리 증시는 2007년의 고점을 돌파하는 강세장을 맞이할 수도 있다"며 "그러나 미국 경제지표 개선 소식에도 불구하고 미 증시가 상승 추진력을 강화시키지 못하고 있는 점에서 보면 전체 증시의 숨고르기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 증시의 상승세를 엎고 사상 최고치를 향해 지수가 돌진하더라도 현재 상황에서는 상승 여력이 크지 않아 보인다. 일단 방망이를 짧게 잡고 순환매하는 대형주의 길목을 지키거나 내년을 대비해 중소형 가치주를 사 모으는 전략이 유효한 시점이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