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돌파하면서 국내 주식형 펀드의 환매강도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어 향후 방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펀드 전문가들은 지수가 전고점을 돌파하면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인 만큼 환매물량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13일째 자금 유출세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달들어서만 2조1000억원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지난 20일 기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2452억원이 순유출됐다. 지난 15일 3579억원을 정점으로 이틀간 규모가 줄어드는 듯 했지만 또다시 2100억원대 뭉칫돈이 빠져나가면서 이달들어서만 누적 순유출 규모가 2조1784억원으로 2조원대를 훌쩍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최근 환매에 가담하고 있는 자금들은 2007년 고점 대비 원금을 회복한 자금 보다는 연초 코스피지수 1700선대에 진입해 수익을 낸 자금들로 보고 있다.

김순영 IBK투자증권 펀드 애널리스트는 "펀드투자자들의 경우 수익률 15%대에서 가장 큰 환매욕구를 느낀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면서 "따라서 연초에 들어온 펀드투자자들이 환매에 적극 가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펀드환매 강도가 거세지지는 않을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과거에도 지수가 전고점을 넘어서는 시기에 일시적으로 환매 규모가 확대됐다가 다시 안정화되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코스피지수가 1900선에 진입했을 때 일적으로 4000억원대 환매가 나타났고, 지난 9월 1800선을 넘어설 당시에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5342억원이 하룻만에 유출됐지만 점차 규모가 축소됐다는 것.

김 애널리스트는 "연말시즌 진입에 따라 연금펀드와 장기주택마련펀드 등 소득공제관련 상품으로 자금유입이 기대되고 있고, 적립식 자금 유입이 가능한 월말이 다가오고 있어 이탈 규모는 점진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기존 펀드투자자의 경우 지수대에 대한 부담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증시 전망이 밝은 상황인 만큼 일시에 환매하기 보다는 분할 매도하면서 시장 추이를 지켜보는 대응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