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민경윤 현대證 노조위원장 "현대차 주식도 살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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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하더라도 현대증권 노조를 위협하면 현대차 주식도 사들여 방어할 계획이다."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 양해각서(MOU) 해지에 결정적 단서(사모펀드 넥스젠캐피탈 자금)를 제공한 현대증권 노동조합이 경우에 따라서 현대차와 현대중공업 주식을 살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민경윤 현대증권 노조위원장은 22일 <한경닷컴>과 인터뷰에서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 주인이 된 후 현대증권 인수ㆍ합병(M&A) 등을 통해 노조를 위협할 수 있다고 판단될 경우 현대차 주식을 매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라고 말했다.
민 위원장은 "여지껏 현대증권 노조가 현대그룹에 휘둘리지 않고 쓴소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노조가 현대증권 주식 91만주(약 150억원)를 보유하고 있는 당당한 주주이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방어책으로 범(汎)현대가가 위협할 수 있는 공격에 맞설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 자체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에선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한 뒤 투자자금 회수 등을 빌미로 현대건설의 현대상선 보유지분(약 8%)을 현대중공업(현대상선 최대주주, KCC 지분 포함)에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 대가로 현대중공업은 향후 현대그룹의 경영권을 점차 장악해 현대증권을 현대차그룹에 매각할 수 있다는 게 현재 유력한 시나리오다.
이러한 시나리오를 염려해 민 위원장은 벌써부터 '생존'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짜내고 있는 것이다. 민 위원장은 "사실 현대차그룹이 현대증권을 가져갈 경우 노조를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라는 걱정이 든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또 "현대증권 노조의 막강한 힘은 노조의 자금력에 있다"며 "현대증권 보유주식을 굳이 팔지 않아도 계속 쌓이고 있는 조합비로만 현대차 주식을 매수해도 여력은 충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 위원장은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M&A를 전면에 나서서 반대했지만, 현대차그룹 쪽에 우호적인 것도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일각에서 노조의 배후에 현대차그룹이 있을 것이라는 의혹을 일축한 것이다.
그는 "현대증권 노조는 그룹 전체의 경영권 지배를 둘러싼 '현대가 싸움'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며 "노조는 또 사용자의 이기적인 경영권 쟁탈전으로 인해 현대증권이 위기에 빠지는 일을 막으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 위원장은 특히 현대가의 경영권 싸움이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했다. 그는 "현대그룹과 현대차그룹 모두 현대건설 인수전에서 국민들에게 겸손한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며 "이미 공적자금이 투입돼 살아난 기업을 인수하면서 무리한 경영권 방어와 공격만을 위해 진흙탕 싸움을 벌여서는 안될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현대증권 노조가 최근 실시한 '현대건설 인수 참여에 반대하는가 찬성하는가' 여부를 묻는 자체 설문조사 결과를 내놨다.
민 위원장은 "조합원들을 상대로 자체 설문을 해 본 결과 75% 이상 직원들이 그룹의 현대건설 인수를 반대했다"며 "이는 곧 현재 경영자들에 대한 거부감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 양해각서(MOU) 해지에 결정적 단서(사모펀드 넥스젠캐피탈 자금)를 제공한 현대증권 노동조합이 경우에 따라서 현대차와 현대중공업 주식을 살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민경윤 현대증권 노조위원장은 22일 <한경닷컴>과 인터뷰에서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 주인이 된 후 현대증권 인수ㆍ합병(M&A) 등을 통해 노조를 위협할 수 있다고 판단될 경우 현대차 주식을 매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라고 말했다.
민 위원장은 "여지껏 현대증권 노조가 현대그룹에 휘둘리지 않고 쓴소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노조가 현대증권 주식 91만주(약 150억원)를 보유하고 있는 당당한 주주이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방어책으로 범(汎)현대가가 위협할 수 있는 공격에 맞설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 자체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에선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한 뒤 투자자금 회수 등을 빌미로 현대건설의 현대상선 보유지분(약 8%)을 현대중공업(현대상선 최대주주, KCC 지분 포함)에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 대가로 현대중공업은 향후 현대그룹의 경영권을 점차 장악해 현대증권을 현대차그룹에 매각할 수 있다는 게 현재 유력한 시나리오다.
이러한 시나리오를 염려해 민 위원장은 벌써부터 '생존'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짜내고 있는 것이다. 민 위원장은 "사실 현대차그룹이 현대증권을 가져갈 경우 노조를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라는 걱정이 든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또 "현대증권 노조의 막강한 힘은 노조의 자금력에 있다"며 "현대증권 보유주식을 굳이 팔지 않아도 계속 쌓이고 있는 조합비로만 현대차 주식을 매수해도 여력은 충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 위원장은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M&A를 전면에 나서서 반대했지만, 현대차그룹 쪽에 우호적인 것도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일각에서 노조의 배후에 현대차그룹이 있을 것이라는 의혹을 일축한 것이다.
그는 "현대증권 노조는 그룹 전체의 경영권 지배를 둘러싼 '현대가 싸움'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며 "노조는 또 사용자의 이기적인 경영권 쟁탈전으로 인해 현대증권이 위기에 빠지는 일을 막으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 위원장은 특히 현대가의 경영권 싸움이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했다. 그는 "현대그룹과 현대차그룹 모두 현대건설 인수전에서 국민들에게 겸손한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며 "이미 공적자금이 투입돼 살아난 기업을 인수하면서 무리한 경영권 방어와 공격만을 위해 진흙탕 싸움을 벌여서는 안될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현대증권 노조가 최근 실시한 '현대건설 인수 참여에 반대하는가 찬성하는가' 여부를 묻는 자체 설문조사 결과를 내놨다.
민 위원장은 "조합원들을 상대로 자체 설문을 해 본 결과 75% 이상 직원들이 그룹의 현대건설 인수를 반대했다"며 "이는 곧 현재 경영자들에 대한 거부감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