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공기업에서 민영기업으로 탈바꿈한 한국토지신탁이 또 다시 공기업으로 돌아갈 지 여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경영권을 쥔 최대주주 사모투자펀드(PEF)가 최근 보유지분(약 35%)을 전량 공개매각키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경영권 변경 기대감에 주가도 사흘째 급상승 중이다.

코스닥 상장사(2001년 5월 상장)인 한국토지신탁은 작년까지 14년간 한국토지공사의 지배(당시 보유지분 약 39%)를 받으며 공기업으로 지내오다 2009년 3월 PEF가 세운 특수목적회사(SPC)인 아이스텀앤트러스트로 경영권이 넘어가면서 민영화됐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중소 투자자문사인 아이스텀투자가 세운 이 PEF는 보유 중인 지분을 모두 매수자에게 공개매각 할 계획이다. 이 PEF의 공개매각은 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되고, 내년 1월28일부터 31일까지 인수의향서를 접수받을 예정이다.

한국토지신탁은 아파트 개발을 중심으로 하는 토지신탁사업과 담보신탁, 관리신탁, 처분신탁, 분양관리신탁, 대리사무 등의 비토지신탁사업 그리고 리츠(REITs), 투자사업, 해외사업 등을 맡고 있다.

지난달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분기보고서상 이 PEF가 현재 보유 중인 지분은 31.42%(약 7930만주)이며, 특수관계자인 트러스트인베스트먼트가 약 3%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3월 한국토지공사의 보유지분 중 일부인 2100만주(당시 8%)를 294억원에 매입, 기존 보유지분과 합쳐 최대주주 지위를 차지했다.

한국토지신탁은 이 때문에 올해 2월말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하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중 '한국토지주택공사"기업집단에서 계열 제외됐었다.

그러나 한국토지공사는 아직까지 한국토지신탁의 2대주주(31.29%)다. 만약 PEF가 보유지분을 나눠서 팔 경우 한국토지공사가 1년여 만에 다시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도 있는 것이다.

PEF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당장 보유지분을 굳이 나눠 팔 이유는 없다고 본다"며 "아직 입찰이 시작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입찰대상 지분에 대한 매각결정이라는 것 이외에 자세한 것을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공개매각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PEF 성격상 경영권을 계속 가지고 갈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실제 첫 투자도 3년전인 2007년이어서 그간 투자기간도 상당히 길었던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PEF는 2007년 8월 한국토지신탁이 실시한 700억원 규모(배정주식수 5844만주)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을 획득했다. PEF는 특히 당시 최대주주였던 한국토지공사의 보유지분을 살 수 있는 권리(콜옵션)를 부여받았는데 아직까지 약 4900만주의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관계자는 "매수자가 이 콜옵션에 대한 매수도 요구할 경우 검토할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