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비밀 폭로 사이트 위키리크스(Wikileaks).이들 해커집단은 어떤 목적으로 어떻게 만들어졌고,또 어떻게 정보를 수집하고 공개하는가. 위키리크스는 정보화 시대의 적이며 파렴치한 도둑 집단인가,아니면 감춰진 추악한 진실을 공개하는 정의로운 집단인가. 내년 1~2월 독일에서는 위키리크스의 비밀을 밝히는 두 권의 책이 앞다퉈 출간될 예정이다.

《인사이드 위키리크스(Inside Wikileaks)》라는 제목으로 출간될 책은 위키리크스의 전 대변인 대니얼 돔샤이트 베르크의 내부 고발에 관한 내용이다.

그는 설립자인 줄리언 어산지와 각별한 사이였지만 사이트 운영 방식을 놓고 갈등을 빚은 끝에 위키리크스를 탈퇴해 새로운 폭로 사이트를 구상하고 있는 인물이다.

또 다른 책은 《국가의 적,위키리크스(Staatsfeind Wikileaks)》로,위키리크스의 정체에 대한 최신 보고서다. 어산지를 포함해 위키리크스의 주요 책임자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인터넷 보안 전문가와 독일 유력 잡지 슈피겔의 기자가 함께 위키리크스의 정체를 추적했다.

위키리스크스는 2006년 12월,'지식의 민주화'라는 유토피아적 목적으로 몇몇 인터넷 해커들에 의해 구상되기 시작했던 컴퓨터 해커 플랫폼이다. 이들은 펜타곤을 비롯한 미국 정부와 세계화 기업들의 주요 비밀 정보에 접근해 소수의 권력자들과 엘리트들에 의해 감춰지고 보호되고 있던 비밀들을 세상에 공개하고 있다. 공개된 문건들의 파괴력이 대단하다 보니 세계의 이목이 한꺼번에 위키리크스에 몰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 세계 대형 출판사들이 위키리크스 관련 서적 출간을 준비하는 것은 당연한 일.현재까지는 《인사이드 위키리크스》 《국가의 적,위키리크스》의 출간을 준비하고 있는 독일의 대형 출판사 두 곳의 행보가 가장 앞서 보인다. 이달 초 이미 두 책의 출간에 대한 정보가 일부 에이전트들을 통해 비밀리에 공개되었고,그때부터 이들 책의 판권을 사들이기 위한 전 세계 출판사들의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다.

아직까지 완성된 원고도 없고,목차를 포함해 서너 장짜리의 간략한 정보만을 가지고 빨리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이미 두 책에 대한 판권은 미국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호주 한국 등 주요 국가에 팔렸다. 저작권 계약을 한 출판사들은 번역자를 대기시킨 채 원고가 넘어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 책을 출간할 독일의 두 출판사 모두 자신들의 책이 위키리크스와 관련된 가장 비밀스러우면서도 최신 정보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서고 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이들 출판사가 출간 시기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처음 《국가의 적,위키리크스》의 출간 시기를 3월로 밝혔던 대형 출판그룹 랜덤하우스는 또 다른 대형 출판그룹 울슈타인이 2월에 《인사이드 위키리크스》를 출간할 예정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마음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더구나 《인사이드 위키리크스》가 내부고발자에 의한 고급 정보를 공개할 예정이라는 소식들이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한 주요 매체를 통해 공개되면서 랜덤하우스가 출간 예정일을 두 달이나 앞당겨 1월에 출간할 것이라는 소문도 전해졌다.

현재 두 책의 공식적인 출간 예정일은 모두 2월11일로 맞춰져 있지만,누가 먼저 책을 출간할지에 대해서도 독일 언론들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홍순철 < BC에이전시 대표 · 북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