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발전소에서 쓰이는 탈질촉매제품의 90%를 납품하는 ㈜나노의 대표는 신동우 경상대 나노신소재공학부 교수(50)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일본 쓰쿠바의 국립무기재질연구소에서 박사후 과정을 거친 신 교수가 나노를 창립한 것은 1999년 4월.1997년 말 외환위기가 터지고 제자들이 한 명도 취업하지 못하자 제자 4명을 데리고 실험실 창업을 결심한 것.

하지만 자금이 문제였다. 월급과 강연료를 몽땅 쏟아붓고,창업 초기 일부 벤처캐피털 등의 도움을 받았지만 창업 5년여 만에 자금이 바닥났다. 그때 기적이 시작됐다. 제품 일부를 독일에 수출한 실적을 보고 국내 발전소에서 납품을 받아주기 시작했다. 2007년 45억원이던 나노의 매출액은 2009년 161억원,올해에는 280억원으로 급신장하고 있다.

《스타트 업 코리아》는 중소기업청 산하기관으로 모태펀드를 운영하는 한국벤처투자가 ㈜나노 등 기술력과 아이디어가 뛰어난 20개 기업의 창업과 성장 과정을 다룬 책이다.

전세 계약서를 가져가 대출받던 기업이 공업용 사파이어로 대박을 낸 사파이어테크놀로지,핵융합 전원장치 등의 신기술로 에너지 문제에 도전하는 다원시스,청각장애인에게 소리를 듣게 해주는 '인공와우'를 국산화한 뉴로바이오시스,디지털 사진 인화용지와 잉크리본을 46개국에 수출하는 디지큐브 등 '히든 챔피언'들의 면면이 쟁쟁하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