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열혈 골퍼'는 누구일까. 미국PGA투어는 23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어빙에 사는 리처드 루이스(64)를 꼽았다.

홈페이지(www.pgatour.com)에 따르면 루이스는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 587라운드를 했다. 기네스북에 수록된 '한 해 최다라운드'(586) 기록을 깬 것은 물론 27일께 600라운드,31일 611라운드를 돌파할 계획이다.

미국PGA투어 HP 바이런넬슨챔피언십이 개최되는 텍사스주 포시즌스 골프리조트 회원인 루이스는 핸디캡 3의 수준급 골퍼.올해 초 주니어 골퍼를 돕는 프로그램 '더 퍼스트 티'에 참여하기 위해 기록도전에 나섰다.

그가 올해 라운드하면서 걸은 거리는 3900마일(약 6240㎞)이다. 1만5600리로 한반도를 다섯 번 종주한 셈이다. 걸음 수로 환산하면 700만보(步)로 이 역시 새 기록이다. 600라운드면 하루 1.6라운드(약 30홀)씩이다. 하루 3라운드(54홀)를 돈 날도 많았다. 그는 아침 7시30분에 첫 라운드를 하고 3시간 뒤 2라운드를 시작했다. 올해 라운드를 거른 것은 단 19일.진눈깨비가 내리거나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 라운드가 불가능한 날만 쉬었다.

그는 지난 1년간 몸무게를 40파운드(약 18㎏)나 줄였다고 한다. 현재 체중은 141파운드(약 64㎏).어떤 날은 피자 한 조각으로 하루를 보냈으며,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비타민 음료를 많이 마셨다.

내성적인 성격의 그는 "열살 때 미PGA 투어프로를 꿈꿨으나 이루지 못했다"며 "지금은 다른 목표를 갖고 있고 곧 달성하게 된다"고 말했다. 600라운드는 친구 가족과 함께 투어 대회가 열리는 포시즌스TPC(전장 9840m)에서 할 계획이다. 독지가들은 이미 5000달러(약 570만원)씩의 성금을 내고 그를 지원하고 있다.

롭 코완 포시즌스 골프리조트 매니저는 "루이스는 먹는 것부터 일상의 모든 일까지 세심하게 챙기며 다음 라운드를 준비한다"고 말했다. 이 골프장의 폴 어니스트 이사는 "그 나이에도 기량을 향상하려는 열정이 대단하다"며 "숱한 라운드를 하면서도 끝나자마자 곧 연습장에 가 샷을 가다듬는다"고 말했다.

루이스는 611라운드째를 하게 될 오는 31일에는 뜻있는 사람을 초청해 자신의 사인이 들어간 기념 스코어 카드를 주고,기금을 지역의 주니어골프재단에 기부할 계획이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