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인더스트리(이하 코오롱인더) 주가가 저가 신주의 상장을 앞두고 연일 강세여서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간 실적은 좋은데 수급이 '꼬인' 전형적인 저평가 종목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23일 코오롱인더는 전날보다 2500원(3.74%) 오른 6만9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사흘째 상승으로, 이 기간에만 약 9%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코오롱인더의 최근 상승세가 주목되는 것은 조만간 현 주가보다 훨씬 싼 신주가 상장되기 때문이다.

코오롱인더는 지난 10월 이사회에서 약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하고 최근 청약과 납입까지 끝마쳤다. 증자를 통해 발행되는 신주의 발행가액은 4만9700원으로 현 주가보다 약 40% 낮다. 이 신주를 보유한 투자자는 상장 이후 곧바로 팔아도 상당한 수익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대규모 차익실현 물량이 나올수 있다는 우려 탓에 코오롱인더 주가는 지난 10월 증자 결의 이후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9월말 7만6300원이던 주가는 10월 중순 6만원 미만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다소 회복했다. 실적 등 기업가치에 비해 주가가 너무 낮다는 증권사들의 분석이 줄을 이었지만, 수급적으로 너무나 불리해 보이는 싸움에 뛰어들 투자자는 많지 않았다.

이 저가 신주 600만주가 오는 27일 상장될 예정이다. 상장일로부터 3거래일 이전 공매도가 가능한 만큼, 이날부터 시장에 매물로 나올수 있었지만 막상 시장에 풀리고 있는 물량은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유상증자를 주관한 우리투자증권을 통해 이날 나온 매물은 5만6000여주에 불과했다.

이는 무엇보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낮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증권사들이 예상하고 있는 내년 코오롱인더의 순이익 평균치는 2700억원 내외다. 이달 들어 보고서를 낸 현대증권은 2713억원, 미래에셋증권은 2610억원으로 제시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국제회계기준(IFRS)을 적용, 2953억원으로 추정했다. 유상증자로 인한 주식 희석을 감안해도 주가수익비율(PER)이 채 6배도 안 된다.

더구나 증자 자금은 주로 설비투자 등 증설에 사용될 예정이다. 차입금 상환 등 재무구조 개선 목적이 아니어서 투입된 자금은 실적에 고스란히 보탬이 될 전망이다.

신주를 받아간 주체도 대주주와 우리사주가 절반 가까이 되고 25%의 지분을 보유한 외국인 투자자 대부분도 장기 운용을 하는 펀드로 추정돼 실제 시장에 풀릴 물량은 많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주배정 물량을 받기 위해 주식을 산 투자자도 있을텐데 기준일이던 지난 10월 28일 주가가 7만500원으로 현 주가보다 높다"면서 "지금 판다면 크게 수익이 나기 힘들기 때문에 더 들고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