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대형주 위주의 장세가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종목별로도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부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상승랠리를 펼치고 있는 종목들이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3일 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정유업종 대표주자인 SK에너지의 올해 컨센서스 기준 PER(주가수익비율)는 12배를 웃돌고 있다. 지난 10월 PER가 7배였던 점을 고려하면 최근 밸류에이션 부담이 급격히 높아진 것이다. 또 다른 정유업체 S-Oil의 PER는 무려 16.39배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 업체의 주가는 지난 21일과 22일 나란히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신규 사업에 대한 모멘텀(상승 동력)이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승연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SK에너지의 경우 2차전지 분리막 사업 등 신기술 기반 사업이 확대될 것이란 점을 고려하면 아직도 저평가된 상태"라며 "S-Oil도 화학소재로 사업이 확대된다는 점에서 내년에도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대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에는 글로벌 기업이나 대만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할인 요소가 축소되고 있기 때문에 국내 시장에 비해서도 프리미엄을 부여할 수 있는 명분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다시 찾아온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조선주도 마찬가지다.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의 PER(주가수익비율)는 각각 9.63배, 9.98배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다소 높아졌으나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내년 실적은 올해에 비해 감소폭이 상당히 클 것"이라면서도 "수주 모멘텀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주가 전망은 밝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의 대표주인 삼성전자도 최근 PER가 11.7배까지 상승했지만 여전히 투자매력이 높다는 진단이다.

안성호 한화증권 연구원은 "최근 급등으로 삼성전자 주가가 절대적인 저평가 국면은 벗어났다"면서도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을 거치면서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있는데다 내년 실적이 상향 조정될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아직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