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내년 1월19일 미국을 국빈 방문한다고 백악관이 22일 발표했다. 후 주석의 방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집권 이후 인도 멕시코에 이어 외국 지도자의 세 번째 미국 국빈 방문이다.

후 주석의 방미는 올해 초 미국의 대만 무기 판매에 이어 구글 사태,위안화 절상 압박,이란 핵문제,남중국해 분쟁,센카쿠열도 분쟁,북한의 천안함과 연평 포격 도발 등으로 쉴틈없이 대립해온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다. 양국 정상의 만남이 주요 2개국(G2) 갈등의 돌파구를 마련할지 주목받는 이유다.

백악관은 "후 주석의 방문은 양국 국민 사이의 친선뿐 아니라 지역적,세계적 사안과 관련해 양국 간 협력 확대의 중요성을 부각시킬 것"이라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장위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23일 브리핑에서 "신(新)시대 중 · 미 관계의 중요 사건으로,양국관계에서 적극적인 협력과 발전을 추동해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미국은 또 4년 전 후 주석의 방미에 비해 이번 방문의 격을 높였다. 후 주석이 2006년 워싱턴을 찾았을 때 중국은 국빈 방문(state visit)이라고 주장했지만 미국은 한 단계 격이 낮은 공식 방문(official visit)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미 · 중 양국이 중국 지도자의 방미를 국빈 방문으로 인정한 가장 최근 사례는 1997년 당시 장쩌민 국가주석의 방미다.

두 정상의 테이블엔 한반도 긴장이 최우선 현안으로 오를 전망이다. 미 · 중 양국은 이달 중순 제임스 스타인버그 국무부 부장관의 방중을 통해 사전 협의를 했고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의 내달 9~12일 방중을 계기로 다시 한번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프 모렐 국방부 대변인은 게이츠 장관이 양국 군이 협력 가능한 영역을 확장하고,상호 이해를 늘리며 '오판의 위험성을 줄이기 위한' 대화를 증진시키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안화 환율 절상 문제와 관련,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후 주석 방미 이전에 환율 문제에 진전을 보이기를 원하고 있다고 톰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최근 전했다. 후 주석 방미 전까지 중국이 위안화 절상이라는 '성의 표시'를 할지 관심이다.

무역 마찰도 양국 정상이 풀어야 할 숙제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경기 회복을 위해 수출 진흥에 힘쓰면서 대중 무역 마찰이 잦아지고 있다. 미국은 22일 중국 정부가 풍력발전 설비업체에 불법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했다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이의를 제기하고 무역 제소의 첫 단계로 WTO 내에서 협의를 요청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