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가 무상급식을 위한 내년 예산을 새로 편성하는 대신 서해뱃길 사업비를 전액 삭감했다. 서울시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서울시의회는 23일 서울시의 내년 예산안에 대한 상임위원회 심의(예비심사)에서 친환경 무상급식 예산 695억원 등을 증액하는 대신 서해뱃길 사업예산 752억원과 해외홍보비(도시마케팅) 137억원 등을 삭감했다고 23일 밝혔다. 오승록 민주당 대변인은 "서울시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 20조6107억원 중 토건 · 전시 · 홍보성 예산 3084억원을 삭감하는 대신 서민복지,교육,일자리사업 등에서 2511억원을 증액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예산조정안은 이날부터 시작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의(본심사)를 거쳐 29일 시의회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된다. 하지만 서울시가 무상급식 조례안에 대해 지난 20일 재의를 요구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어 이들 예산조정안이 그대로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가 필요성을 계속 호소했는데도 미래투자를 위한 핵심사업 예산을 대부분 삭감했다"며 "시정 신뢰도 하락은 물론 대외적으로 투자 감소,도시경쟁력 악화 등 악순환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해뱃길 사업의 경우 내년 예산이 전액 삭감되면 공정률 58%인 양화대교 구조개선 공사를 포함해 이미 투입된 286억원이 사장될 것으로 보인다.

시의회는 전날 오전부터 이날 오전 6시30분까지 상임위별로 예산심의를 벌여 이들 사업을 포함해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유나이티드 등 해외 스포츠 마케팅 비용 31억원과 외국 TV광고 비용 79억원 등 해외 홍보비 140억원을 깎았다. 서울시와 정부,민간이 참여해 강서구 마곡지구 내 바이오메디컬 단지의 모태펀드 조성용 투자비 225억원과 한강예술섬 사업비 406억원도 삭감됐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