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이 확산되면서 돼지고기와 쇠고기 경락가격이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소비가 줄었지만 소와 돼지 등 22만마리가 매몰 처분돼 출하량이 더 감소한 탓이다. 다만 오름폭이 크지 않아 대형마트 등의 소매가는 구제역 발생 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23일 농협서울축산물공판장에서 경락된 한우 거세우 가격은 ㎏당 1만6414원으로 구제역 발생 시점인 지난달 29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구제역이 발생하기 전 1만4000원대 후반에서 1만5000원대 초반이었던 경락가는 들쭉날쭉하는 출하량에 따라 등락을 거듭했지만,지난주부터 1만5000원대 중반을 유지하며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이 전국 주요 경매시장의 돼지 경락가를 평균해 산출하는 돈육 대표가격도 구제역 발생 전 ㎏당 3700~3800원 수준에서 지난주 4000~4100원대로 올랐다가 이번 주 들어선 3800원 선으로 안정됐다.

정주성 축산물유통연구소장은 "구제역 여파로 줄어든 소비보다 출하물량 감소분이 더 많아 가격이 강보합세를 보이는 것으로 관측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형마트 등의 소매가는 큰 변동이 없는 상황이다. 이마트가 판매하는 한우 1등급 등심 100g은 이날 7450원으로 구제역 발생 전과 같았다. 삼겹살도 100g에 1380원으로 마찬가지다. 홍성진 이마트 한우담당 바이어는 "구제역 확산에도 불구하고 아직 한우와 돼지고기 등 축산물 매출에 큰 변동이 없다"며 "확보한 물량도 충분해 내년 초까지는 현재 가격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마트의 쇠고기 매출은 구제역 발생 시점인 11월29일부터 지난 22일까지 작년 동기에 비해 1.2% 감소했으나,돼지고기는 7.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