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프로그램 사상 초유의 인기를 모은 '슈퍼스타K 2'도 사모투자펀드(PEF)의 투자로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제작사인 엠넷미디어가 영국계 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의 자금을 운용하는 사모투자펀드 SC PE에서 투자를 유치한 덕이다.

양측의 협력관계는 SC PE가 지난 8일 엠넷미디어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주식으로 전환해 지분 10.33%를 보유 중이라고 공시하면서 알려졌다. SC PE가 엠넷미디어의 BW와 전환사채(CB)에 총 200억원을 투자한 것은 지난해 9월.엠넷미디어는 그해 말로 예정된 사옥 이전을 앞두고 막대한 시설자금이 필요했다. 특히 8%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대박을 터뜨린 '슈퍼스타K'의 후속 시즌을 준비 중이어서 대규모 스튜디오 구축도 절실했다.


지주회사인 ㈜CJ에서 100억원을 지원받기로 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은행 차입도 시도했지만 3년째 적자를 내온 터라 "현재 신용으로는 대출이 불가능하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이때 SC PE가 높은 관심을 보여왔고,엠넷미디어의 경영전략과 수익성을 검토한 뒤 2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결정했다. 당시 자산 규모가 1300억원에 불과한 엠넷미디어로선 큰 금액이었다.

엠넷미디어는 SC PE가 수혈한 자금으로 약 1000㎡(300평)와 260㎡(80평) 규모의 새 스튜디오를 꾸렸다. 이 중 4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스튜디오에서 '슈퍼스타K 2' 촬영을 진행했다. '슈퍼스타K 2'는 최고 18%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대박'을 터뜨렸다.

엠넷미디어의 주가도 승승장구했다. 올 7월 1600원대이던 주가가 프로그램이 끝난 10월 말에는 3000원대로 급등했고,23일에는 3180원으로 마감했다. 덩달아 SC PE도 1년 남짓한 동안 100%의 평가차익을 올리게 됐다. 김태엽 SC PE 이사는 "경영진의 능력이 뛰어나고 좋은 브랜드와 수익모델을 갖고 있다고 판단해 투자했는데 양측 모두 큰 성공을 거두게 됐다"고 말했다.

김다운/김동윤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