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자회사들이 상장 이후 잇달아 '대박'을 터트리고 있다. 한전KPS한전기술에 이어 지난 16일 상장된 한전산업개발도 사흘 연속 가격 제한폭까지 오르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한전과 달리 이들 자회사는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이 커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전산업개발은 23일 가격 제한폭인 7520원에 거래를 마쳐 3일째 상한가 행진을 이어갔다. 상장 직후 외국인과 기관의 차익 실현 매물에 밀려 일시적으로 약세를 보였지만 개인들의 매수세가 대거 유입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전산업개발의 공모가는 5500원으로 이날까지 6거래일 만에 공모가 대비 36.7% 상승했다. 김희성 한화증권 스몰캡팀장은 "상장 이후 재평가를 거친 한전KPS와 한전기술처럼 한전산업개발도 발전시장 회복과 자원개발사업 등에 따른 장기 성장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회사 중 가장 먼저 증시에 입성한 한전KPS는 올 들어서만 28% 오르는 등 2008년 상장 당시 2만6000원대였던 주가가 2년여 만에 5만4600원으로 2배 이상 상승했다. 작년 12월 상장 당시 3만원 선이었던 한전기술도 현재 9만원대로 뛰어올랐다. 모회사인 한전이 올 들어 줄곧 약세를 보이며 9% 이상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정유석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전은 정부 규제로 수익성이 급격히 좋아질 가능성이 낮아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는 반면 상장 자회사들은 상대적으로 향후 이익이 늘어날 여지가 커 강세를 보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전기술은 터키 원전 등 해외 원자력 발전설비 수출이 지연되고 있지만 수주 증가세가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한전KPS도 원전 수출 증대로 수혜를 입게 될 것이란 설명이다.

다만 정 연구원은 "자회사들의 주가 강세가 지속될 경우 한전에 대한 투자심리도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며 "내년 연료비 연동제가 도입되면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전은 이날 조정장에서도 0.49% 오르는 등 이달 들어 외국인 매수세로 11.55% 상승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