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올 들어 9월 말까지 마케팅 비용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금융당국은 카드업계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2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 · 현대 · 삼성 · 롯데 · 하나SK카드는 올 들어 9월 말까지 마케팅 비용으로 1조3720억원을 쏟아부었다. 이는 3분기까지 누적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다. 카드사별로는 신한카드가 46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현대카드도 4300억원을 지출했다. 이어 △삼성카드 2450억원 △롯데카드 1510억원 △하나SK카드 860억원 순이었다.

이들 6개사는 3분기(7~9월)에만 5847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사용했다. 상반기 마케팅 비용(7873억원)의 75%에 달하는 수준이다. KB,외환,우리 등 은행계 카드사와 비씨카드의 마케팅 비용을 합칠 경우엔 1조828억원에 달한다.

카드사들이 분기당 마케팅에 1조원 이상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카드사 비용 중 마케팅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1분기 22.7%,2분기 23.9%,3분기 24.9% 등으로 상승하고 있다.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9월 말까지 포인트 적립 비용으로 1720억원(누적)을 썼다. 3분기에만 830억원을 지출했다. 뒤를 바짝 쫓고 있는 KB카드 현대카드 삼성카드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공격적인 영업을 한 탓이다.

특히 카드 모집인들에게 주는 수당과 가맹점 모집 등에 쓰이는 모집 비용으로 1100억원을 썼다. 이는 2분기(700억원)보다 57% 증가한 수준이며 1분기(335억원)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현대카드의 포인트 적립 비용은 전업계 카드사 중 가장 많았다. 올 상반기에만 1615억원을 썼다. 이는 같은 기간 신한카드의 비용(900억원)보다 약 1.8배 많다.

금융당국은 카드사들이 연회비 면제와 할인,무이자 할부,사은품 제공,포인트 적립 등 마케팅 비용을 과도하게 쓰고 있다고 보고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장기적으로는 카드사의 비용 · 수익 구조 등 구조적인 병폐도 개선할 방침이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