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일본 도시바와 삼성전자가 반도체 시스템 LSI(대규모 집적회로) 분야에서 제휴한다.도시바는 거액의 설비투자가 필요한 첨단 반도체 제품과 관련,내년부터 설계만 맡고 삼성전자에 생산을 위탁하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4일 보도했다.

도시바는 채산성이 없는 시스템 LSI 사업에선 추가 설비투자를 하지 않는 대신 강점을 가진 메모리 사업에 투자를 집중,경쟁력을 키울 계획이다.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해온 2,3위 메이커간 제휴는 세계 반도체 업계 재편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닛케이는 전망했다.

시스템 LSI는 휴대 전화 및 TV 등 가전 제품이나 자동차 부품 등에 주로 사용된다.도시바는 향후 수주하는 최첨단 시스템 LSI와 관련,다양한 고객들이 요구하는 기능을 충족하도록 반도체 회로도를 설계해 삼성전자에 생산을 맡기게 된다.기존 고객에 공급하고 있는 LSI는 자사 공장에서 계속 생산하기로 했다.

반도체는 매년 회로의 미세화와 함께 제조 장치에 막대한 설비 투자비가 들어가게 된다.신 공장을 건설하려면 최소 3000억엔(약 4조원) 규모의 투자비가 필요하다.도시바는 삼성전자와의 제휴를 계기로 시스템 LSI 분야에선 앞으로 생산시설을 확충하지 않을 방침을 세웠다.

도시바는 제품 생산 위탁을 위해 1년 전부터 복수 후보 업체들과 협상을 벌인 끝에 삼성전자를 최종 파트너로 최근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삼성이 미세화 기술 및 소비전력을 줄이는 노하우 등에서 다른 경쟁사를 앞서고 있고,고기능 반도체 제품을 저가로 대량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삼성전자는이번 위탁 생산으로 반도체 사업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도시바는 향후 반도체 메모리 사업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번 제휴로 세계 반도체 업계는 미국 인텔과 삼성전자 등 대형 업체를 중심으로 시장 재편이 가속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