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2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1.03달러(1.14%) 오른 배럴당 91.5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2008년 10월3일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런던석유거래소(ICE)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날보다 0.60달러(0.64%) 상승한 배럴당 94.2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브렌트유 또한 2008년 10월1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같은 상승세는 미국의 경기지표가 호전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날 미 톰슨로이터와 미시간대가 발표한 12월 미 소비심리지수는 잠정치인 74.2보다 높은 74.5로 6개월래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1월 미 개인소비도 전달보다 0.4% 늘어났다.
미국의 원유 재고가 줄어든 것도 유가 상승을 이끌었다.
미 에너지국은 지난 주 원유재고가 전주보다 533만 배럴 줄어든 3억4070배럴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당초 340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던 전망을 웃돈 수치다.
김경효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에 대해 "미국의 원유 재고가 두달 연속 빠졌고 신흥시장의 새로운 원유 수요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내년의 원유 수요가 유가에 반영된 듯하다"고 분석했다.
또 "유가는 비철금속이나 농산물 원자재보다 덜 올랐다"며 "단기적으론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급하게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선성인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 또한 "원유시장에 투자자금이 계속 유입되고 날씨로 인해 미국과 유럽의 수요가 늘어나면 유가가 100달러 근처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애널리스트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 내년 유가에 대해선 "평균 90달러 초중반대일 것"이라며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상승세가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진국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원유시장에 투자자금이 계속 들어올 수 있지만 미국이 바이오오일 생산업체를 지원하는 등 유가를 끌어내릴 요소도 있다는 게 선 애널리스트의 설명이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