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통령은 완성 단계의 신형 원자로를 보호하기 위해 국가대테러정보원(NTS)을 출범시키고 권 박사(유동근 분)를 신임 국장에 앉힌다. 그 즈음 이탈리아에서 대통령의 딸이 괴한들에게 납치되고 NTS요원 이정우(정우성)와 파트너 김기수(김민종)가 현장에 투입된다.

또한 한국 정부의 요청으로 미국 측 정보요원 손혁(차승원)과 이중첩자 혜인(수애)도 구출작전에 나선다. 손혁과 권 박사는 북한 핵물리학자 김명국 박사의 망명 작전에서 격돌한 앙숙이지만 이번에는 공동 전선을 편다. 혜인은 미국 첩자이면서 한국 국가정보원 안내요원이기도 하다. 적과 동지가 얽혀있는 복잡한 첩보전이 전개되면서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아테나'의 정체가 서서히 드러난다.

이달 초부터 방영되고 있는 SBS 월화 드라마 '아테나:전쟁의 여신'이 시청률 20% 안팎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선두로 내달리고 있다. 인터넷 포털에서도 주부,직장인,대학생 등 모든 계층의 검색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호화 배역진이 펼치는 액션신이 시청자 눈길을 사로잡았다. 정우성 차승원 수애 이지아 유동근 등은 웬만한 드라마에서 단독 주연급이다. 15년 만에 TV에 출연한 정우성은 이탈리아 소도시에서 납치범을 추격하는 연기를 펼쳤다. 권총을 든 채 상기된 얼굴 표정은 기존의 부드러운 이미지와는 달리 험악하고 긴장감이 넘쳤다.

연기에 처음으로 도전한 파이터 추성훈과 차승원이 화장실에서 4분여간 벌인 혈투 신도 볼 만했다. 몸뚱이가 내동댕이쳐지고 변기들이 깨지는 장면들은 박진감이 넘쳤다. 청순함과 단아함의 상징이던 수애는 '플라잉 니킥'으로 상대를 제압,단박에 인터넷에서 '니킥 수애'라는 별명을 얻었다.

케이블TV에서도 액션물 '야차'가 금요일 밤 12시대 시청률 정상을 달리고 있다. OCN이 만든 무협사극 '야차'는 지난 10일 첫 방송에서 시청률 2.3%를 기록한 데 이어 3회까지 최고 3.5%를 기록했다. 이는 지상파로 치면 30% 수준이다.

시청자들의 반응도 호평 일색이다. "영화를 보는 듯한 영상미학" "다른 국내 드라마에서 보지 못했던 스타일리시한 액션" "'추노'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보는 듯하다. "

총제작비 30억원을 투입해 12부작으로 만든 '야차'는 조선 중기,왕의 비밀조직 '흑운검'을 배경으로 적이 될 수밖에 없었던 백록(조동혁)과 백결(서도영) 형제의 운명과 복수를 담았다.

무사들의 혈투 신은 박진감이 넘친다. 칼을 휘두르면 피가 온 화면을 뒤덮는다. 할리우드 그래픽노블(만화)의 한 장면처럼 과장된 묘사다. 크로마키 기법을 동원한 CG기술로 비주얼을 강렬하게 채색한 것.특히 일본 쓰시마섬에서 벌어지는 검투노예들의 이야기는 화제의 미드 '스파르타쿠스'를 떠올리게 했다.

전통검술과 방패술 등 다양한 액션도 볼거리다. 두 주인공의 차별화된 액션도 장점이다. 조동혁은 '힘',서도영은 '스피드' 중심의 몸놀림을 펼치는 것.드라마 '추노'에서 선보인 '레드원 카메라'로 만든 생생한 화질과 역동적인 화면도 눈에 띈다는 평가다.

'주몽'의 정형수 작가,'역도산'의 구동회 작가가 공동 집필하고 '메디컬기방 영화관''조선추리활극 정약용' 등으로 케이블TV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은 김홍선 감독이 연출했다. 박호식 OCN 제작팀장은 "사무라이 액션이나 무협액션처럼 경쾌한 느낌이 아니라 중량감과 무게감이 느껴지는 액션이 특징"이라며 "통쾌함과 카타르시스를 줄 수 있는 남성적인 스타일이 시청자들에게 어필한다"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