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들도 이제는 단순히 '우리 음식점이 맛있어요' '우리 제품은 어떤 기능이 좋아요'라고 말하는 방식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고객들은 사장님들이 말하는 '맛있어요' '좋아요'에는 이미 식상해졌다. 그들의 귀를 기울이게 만들려면 뭔가 새로운 것이 있어야 한다.

서울 재동에는 특이한 수제햄버거 가게가 있다. 먼저 가게 앞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커다란 원형으로 생긴 그릴이다. 그 그릴 위에서 햄버거 패티와 빵을 굽는다. 재미있는 것은 그 그릴이 빙글빙글 돌아간다는 점.손님들은 신기해서 그 그릴을 쳐다보고,일부 고객들은 도는 모양을 휴대폰 동영상으로 찍어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기도 한다. 그게 전부가 아니다. 사장은 그 그릴이 우리나라 무형문화재가 3개월간 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릴 밑에는 제주도 화산석을 통해 열이 전달된다고 덧붙인다. 손님들은 이런 신기한 이야기에 '와~'하는 탄성을 내게 되고,다른 친구나 자신의 미니홈피,트위터를 통해 전파하려는 욕구를 느끼게 된다.

자영업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전단지의 광고 방식은 때론 효과적일 수 있으나 재미있는 방식은 아니다. 특히 젊은 고객층이 대상이라면 효과는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서울 명륜동에 있는 쌀국수집은 창업과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로 손님의 눈길을 끌었다. 사장이 프랑스로 영화 유학을 갔다가 그곳에서 맛있는 베트남 쌀국수에 매료돼 유학을 접고 베트남으로 날아가 현지에서 요리를 배운 뒤 서울에서 쌀국수집을 창업했다. 이런 이야기는 손님들이 일부러 그 집을 홍보하게 하는 소재를 제공하고 있다. 이야기를 통해 고객의 감성도 건드리고 입소문 효과도 얻는 것이다.

점점 더 많은 자본력을 갖춘 업체들이 자영업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소자본 자영업자들은 결국 자본 이외의 수단으로 경쟁해야 한다. 그 수단으로 주목할 것이 바로 '스토리 텔링'이다. 500만 자영업자가 존재한다는 말은 고객에게 들려줄 500만 가지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는 말과 같다.

허건 행복한가게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