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회원권은 부동산과 비슷한 점이 많다. 교통 접근성이 좋아야 하고 분양 후 커뮤니티 활성화가 잘 돼야 가치가 늘어난다. 골프회원권 선택의 주요 기준을 알아본다.

골프장 선택의 첫 번째 기준은 단연 입지다. 서비스나 코스 레이아웃 등은 시간과 자금을 투입하면 바뀔 수 있지만 입지는 절대 변할 수 없다. 부동산이 그렇듯이 골프회원권도 교통 접근성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골프장 입지는 지리적 거리와 시간상 거리로 나눌 수 있다. 한양 88 뉴서울 레이크사이드 뉴코리아CC 등 전통적으로 서울에서 거리가 가까운 골프장은 고객 선호도가 높았다.

최근 도로 상황이 좋아져 혜택을 보는 골프장이 늘고 있다. 서울춘천고속도로 개통으로 프리스틴밸리 마이다스밸리 크리스탈밸리 아난티클럽서울 라데나CC 등이 주목을 끌었다. 앞으로 서울~포천고속도로,제2영동고속도로,제2경부고속도로 등이 개통될 예정이어서 이들 주변 골프장도 관심 대상이다.

아무리 입지가 좋아도 회원 수가 많아 예약(부킹)이 안 되면 무용지물이다. 비즈니스 때문에 반드시 라운드를 해야 하는 법인 고객은 적기 예약이 필수다. 렉스필드 남촌 이스트밸리CC 등은 거리가 좀 먼 편이나 예약이 잘 돼 명문 골프장으로 자리잡았다. 코스 상태와 서비스가 좋은 게 법인들에 인기를 끄는 요인이다.

예약의 공정성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전화예약 시스템에서 점차 ARS 팩스 인터넷 모바일 등으로 바뀌는 추세다.

모기업의 재무 건전성도 중요하다. 2006년 이후 개장한 골프장들은 입회금 반환 시기를 맞고 있다. 제주와 일부 지방에서는 입회금 반환이 여의치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이 때문에 모기업의 안정성은 회원권 선택에 중요한 고려사항이 됐다. 이와 함께 골프장들이 코스 개선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도 회원권 선택의 주요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골퍼들의 요구 수준이 높아져 페어웨이 넓이,그린 위치,벙커와 수목 등 코스 리노베이션이 필수가 됐기 때문.

마음에 드는 골프장이 있으면 회원권 가격 변동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무턱대고 매입했다가는 고점 매수로 두고두고 후회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시세가 고가 대비 50% 이상 하락한 종목은 관심을 가져도 좋다고 지적한다.

코스 레이아웃뿐만 아니라 골프장 관리 상태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골퍼들은 코스의 잔디 관리,캐디의 서비스,클럽하우스의 인테리어 수준 등이 최상급인 '명문 골프장'을 원한다. 서비스에 대한 기대치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골프장에서 호텔과 백화점급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면 높은 가격도 감내하는 경향이 있다.

서비스가 특별히 좋은 골프장은 가평베네스트 안성베네스트 렉스필드 엘리시안 라데나CC 등으로 주로 대기업이 운영하는 곳이며 회원권 가격도 안정적이라는 게 공통점이다.

최근 주중 회원권의 주요 수요자로 퇴직을 앞둔 50대 이상 장년층이 부상하고 있다. 이들은 번잡한 주말보다 한산한 주중에 라운드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 은퇴자의 주중 회원권 보유 비율이 높아지면서 주중 회원권 선택에서 그린피(골프장 이용료)가 예약 · 거리 · 레이아웃보다 더 중요해지고 있다.

따라서 주중 회원권 매입을 고려하고 있다면 그린피 혜택이 많은 곳이 유리하다. 내년부터 지방 회원제골프장의 개별소비세 감세 효과가 없어지면 주중 골퍼들이 수도권 골프장으로 발길을 돌릴 가능성도 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