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시장은 '미인대회'와 비슷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예쁘다고 인정하는 사람이 미스코리아가 되듯 많은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는 종목이 오르게 마련이죠.저평가 주식을 사놓고 무작정 기다리는 것보다는 '뜨는' 종목에 투자하는 게 수익을 내는 길입니다. "

한국경제TV 전문가 권태민 상산투자연구소장(43 · 사진)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라'는 투자 격언을 많이들 얘기하지만 한 번 상승세를 탄 종목은 머리 꼭대기처럼 보이는 주가가 발바닥일 수도 있다"며 "달리는 말에 올라타듯 상승 모멘텀을 보유한 종목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동산 시장이 활황일 때 강남 아파트가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으며 수익률이 가장 좋았던 것처럼 주식 시장에서도 거래량이 많은 종목이 수익률도 좋다"며 "저평가 주식을 발굴했다면 다른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질 때까지 기다렸다 사도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2006년 한경TV 전문가로 발탁된 권 소장은 서울보증보험 자금부에서 11년간 근무하며 기업들의 자금 조달 심사 업무를 담당했다. 기업들의 재무 상태를 점검하며 주식 투자에 눈을 떴고 2000년 전업 투자자의 길로 들어섰다. 대우증권 실전투자대회에서 제3회(2004년)와 제5회(2005년) 등 두 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수익률은 3회 때 5주간 1000%,5회 때 8주간 615%에 달했다.

한경TV에서는 2004년부터 2년간 주식 강연과 시황 관련 기고를 하며 검증 과정을 거친 뒤 전문가 활동을 시작했다. 2008년과 2009년 연속 와우넷 유료 회원 수 1위를 달성해 '올해의 최고 애널리스트'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까지 방송 중에는 식사도 거를 정도로 집중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권 소장은 "원칙을 지키는 기계적인 매매가 수익률을 보장한다"며 '원금보전 원칙'과 '손절매 원칙'을 투자 기법으로 제시했다. 원금보전 원칙은 1000만원을 갖고 투자를 시작해 1100만원으로 늘어났다면 100만원을 인출하고 다시 1000만원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는 "1000만원이 10% 늘어 1100만원이 된 후 10%를 다시 까먹으면 1000만원이 아니라 990만원이 된다"며 "일정한 규모 금액으로 자신의 투자 습관을 기계적으로 체화해야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절매 원칙은 손실률을 미리 정해 놓고 손해가 나면 미련없이 팔되,투자 경험이 쌓이면 정해 놓은 손실률을 줄여가는 것이다. 권 소장은 "개인투자자들도 신중하게만 투자하면 10종목 중 7종목 정도는 수익을 낼 수 있지만,나머지 종목들의 손실이 너무 커 결과적으로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되는 것"이라며 "손해가 났을 때 감정에 흔들리지 말고 '곧 반등하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권 소장은 내년 코스피지수 등락 범위를 1850~2500으로 내다봤다. 그는 "1분기에는 선진국의 경기 회복에 따라 출구 전략 얘기가 나오기 시작하며 일시적인 조정이 있겠지만 2분기부터는 국내 기업들의 탄탄한 실적과 유동성을 바탕으로 상승 추세를 되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주목해야 할 업종으로는 철강을 꼽았다. 권 소장은 "철강은 건설 자동차 정보기술 등 모든 업종에 쓰이는 핵심 소재이기 때문에 경기 회복기에 특히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철강주 중에서는 1위 포스코와의 격차를 줄여가고 있는 현대제철과 컬러강판에 특화한 포스코강판이 내년 상반기까지 최대 50%까지 오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삼성전자는 실적에 비해 아직 저평가 상태로 120만원까지는 오를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현대차와의 격차를 줄여가고 있는 기아차,전기차용 2차전지에서 경쟁력을 갖춘 LG화학 역시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권 소장은 우량주에 주식 자산의 30~40%를 투자하고 현금 비율을 20% 정도 유지하며 나머지로 업종 2등주나 테마주 등에 투자하는 포트폴리오를 권유했다. 올해 뛰는 종목이 계속 오르는 '1등주 장세'가 펼쳐졌다면 내년에는 업종 2등주들에도 매수세가 확산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대표적인 테마주로는 웰크론(방역),혜인(희토류),한텍(해수 담수화사업) 등을 꼽았다.

강현우/사진=강은구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