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광역시 계산동에 있는 보쌈전문점 '원할머니보쌈' 계산점.음식점 3곳 중 1곳이 1년을 넘기지 못하고 폐업한다는 요즘 이 가게는 10년이란 세월 동안 지역 주민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동네 맛집의 터줏대감 역할을 하고 있다. 지병용 사장(50 · 사진)은 "외환위기로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된 뒤 먹고살 방편을 마련하기 위해 시작한 창업이었는데 지금은 성공한 창업자란 소리를 듣고 있다"고 말했다.

지 사장은 건설회사 관리직으로 근무하다 외환위기 때 회사가 부도를 맞으면서 직장을 잃었다. 특별한 기술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마흔이 넘은 나이에 재취업을 하는 것도 쉽지 않아 창업을 결심했다. 경험도 없이 혼자 창업을 하자니 두려움이 컸다. 그때 부천에서 원할머니보쌈 매장을 운영하고 있던 동서가 "원할머니보쌈을 하면 먹고사는 데 지장은 없을 것"이라며 적극 권유했다.

가까운 친지의 경험에서 나온 조언이어서 믿음이 갔지만,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넌다는 생각으로 가맹본사를 찾아가 상담도 하고 가맹점 몇 곳을 직접 찾아다니며 본사에 대한 평판을 듣기도 했다. 지 사장은 "생산 및 물류 시스템,가맹점 지원 및 관리 시스템 등 사업 체계가 제대로 갖춰져 있는 본사를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선택은 적중했다. 웰빙 트렌드를 타고 한식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점포 인근에 관공서와 사무실,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어 평일 점심과 저녁에는 직장인들이,주말에는 가족 고객들이 매장을 찾았다. 지 사장은 "프랜차이즈 창업이어서 본사가 건실하지 않으면 가맹점이 롱런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손님에 대한 정성과 후한 인심도 빼놓을 수 없다. 장사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기 때문에 무조건 '손님은 왕'이라는 생각으로 정성껏 대했다. 손님이 조금이라도 불편한 인상을 보이면 음식을 다시 내왔고,양이 조금 부족하다 하면 보쌈고기나 쟁반국수를 서비스하는 정성을 보였다. 모든 고객들에게 계란찜과 숭늉을 기본 서비스로 제공했다. 가족 손님들을 위해 점포 한쪽에 동화책과 만화책 등 아이들이 읽을 수 있는 책도 구비했다. 식사 중 자칫 지루해할 수 있는 아이들을 배려한 것.아이 챙기느라 제대로 식사를 하지 못하는 엄마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고,자리를 기다리던 고객들도 그냥 돌아가지 않게 돼 고객확보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집에서 간단히 외식 분위기를 내려는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을 감안,배달 서비스도 시작했다. 배달 전용 용기에 고기 김치 야채 등을 각각 담아 정갈하면서도 근사하게 한 끼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전체 매출에서 배달이 차지하는 비중이 30% 이상에 달할 정도로 매출 확대에 한몫을 하고 있다.

지 사장은 10년 동안 성공적으로 점포를 운영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주력 메뉴가 웰빙 음식인 데다 본사의 든든한 지원과 정성어린 서비스가 조화를 이룬 덕분"이라고 말했다. 요즘 한 달 매출은 6000만~7000만원 선.여기에서 식재료비 인건비 임대료 등 제반 비용을 빼고 나면 1200만~1500만원 정도가 순이익으로 남는다. (032)553-4647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uy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