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국내 증시가 성탄절을 앞두고 산타랠리 기대감보다는 급등 부담감에 하락했다.

외국인과 개인이 연휴를 앞두고 관망세를 보인 가운데 대규모 펀드환매 압박에 직면한 투신은 매도 주문을 내기에 바빴다. 거래는 한산했다.유가증권시장 거래량은 전날보다 3000만주 가까이 줄었고, 코스닥시장은 1억주 이상 급감했다.

전지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급등 부담감에 속도를 조절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유동성 확장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감이 유효한 만큼 숨을 고른 뒤 다시 상승세로 방향을 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7.93포인트(0.39%) 내린 2029.60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틀째 조정이다. 전날 미국 증시가 엇갈린 경제지표 발표로 혼조세를 보인 가운데 이날 지수는 강보합세로 출발했다. 이후 뚜렷한 매수주체의 부재로 보합권에서 등락하던 지수는 투신을 중심으로 한 기관의 매도세가 늘어나며 약세로 방향을 잡았다.

기관은 나흘째 순매도에 나서며 투신 1734억원 등 1494억원어치 주식을 팔았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690억원, 697억원의 매수 우위로 소극적인 모습이었다.

손해보험주들이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 기대감에 올랐다. 현대해상 삼성화재 메리츠화재 LIG손해보험 동부화재 한화손해보험 등이 2~5%대의 강세였다. 조선주들도 수주회복 기대감이 재부각되며 줄줄이 신고가를 경신했다. 현대미포조선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이 52주 최고가를 다시 썼고, STX조선해양 한진중공업 등도 올랐다.

반면 현대차는 중국 베이징시가 내년 신차등록대수를 제한한다고 발표해 2%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나흘만에 500선이 붕괴됐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2.76포인트(0.54%) 하락한 499.63으로 장을 마쳤다. 소폭 상승으로 출발한 코스닥지수는 장 초반 반짝 상승을 시도했지만, 기관 매도에 결국 또 발목이 잡혔다.

외국인까지 매도에 나서면서 코스닥은 지난 20일 이후 나흘만에 다시 500선을 밑돌았다. 코스닥지수는 15일 이후 8거래일 중 7거래일 하락세로 마감, 글로벌 증시의 산타랠리 흐름에 편승하지 못했다.

수급과 투자심리가 모두 실종된 하루였다. 한국거래소가 초대 '히든 챔피언'으로 선정한 적이 있는 세실이 상장폐지 위험에 내몰리면서 가뜩이나 위축된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기관의 팔자 행진은 25거래일째 이어졌다. 기관은 지난달 22일 이후 한달째 코스닥을 매도하면서 이 기간동안 5000억원 가까운 순매도를 기록했다. 여기다 외국인도 17거래일만에 순매도로 돌아서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41억원 순매도했다. 개인은 298억원 순매수했지만 지수 방어에는 역부족이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사흘만에 소폭 상승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원(0.17%) 오른 1150.8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