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법무법인은 업무 성과가 뒤떨어지는 10년차 미만 변호사 5~6명을 내보냈다. 이 가운데 한 명은 입사한 지 6개월밖에 안 된 신참이었다. 법조계 관계자는 "대형 로펌에서 그동안 평가 점수가 낮은 변호사가 주위 눈치로 알아서 나가는 경우는 있어도 로펌이 직접 퇴사를 요구하는 경우는 없었다"고 말했다.
2012년부터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졸업생 출신 변호사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장 여건에 따라 골라 뽑을 수 있는 인재가 많아져 업무 성과가 낮은 변호사까지 안고 가지 않으려는 움직임이다. 대형 로펌의 한 변호사는 "과거에는 로펌을 그만둬도 받아주는 곳이 많았지만 이제는 불경기 탓에 받아줄 곳을 찾기 힘들다"며 "로스쿨이나 연수원 출신 백수가 아니라 로펌 출신 백수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업무 능력에 따른 개인 수령액의 편차를 확대하는 성과급 구조조정도 있다. B로펌은 올해 어소시에이트 변호사(로펌 지분이 없는 연차 낮은 변호사)를 대상으로 성과급을 산정한 결과 최대 6000만~7000만원 가량 편차가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을 갖고 있는 구성원 변호사들의 연봉차는 수억원에서 수십억원 차이가 나기도 하지만 어소시에이트 변호사들은 지금까지 사실상 동일한 연봉을 받아 왔다.
C로펌은 일명 '사무실 구조조정'을 고려 중이어서 소속 변호사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C로펌은 내년에 들어오는 신입 변호사부터 사무실을 기존 '1인1실'이 아닌 '2인1실'로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입들의 능력을 3년 정도 평가해 능력이 떨어지는 변호사를 내보내고 남은 1인이 사무실을 독식(?)토록 하는 것.또 서울 강남에 있는 D로펌은 사내에 구조조정위원회를 설치,상시 구조조정 체제를 갖췄다는 소문이 강하게 돌고 있다.
로펌 분위기가 팍팍해지면서 로펌에 오기로 한 군법무관과 사법연수원 졸업생들이 판 · 검사로 되돌아가는 경향도 나타났다. E로펌은 올해 군법무관과 사법연수원 졸업생을 포함해 당초 30여명을 뽑았으나 이 중 10여명이 마음을 바꿔 법원행을 택했다. 입사 취소자가 1~2명 정도였던 예년에 비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