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의 신성장사업 발굴을 맡게 될 G&G(Global & Growth) 추진단을 이끌 유정준 사장(48 · 사진)은 이번 사장 승진 인사에서 가장 나이가 어리다. 유 사장은 최태원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는 인물 중 한 명이다. 고려대 경영학과와 일리노이주립대 회계학 석사 과정을 마치고 맥킨지컨설팅에서 근무했던 유 사장을 직접 발탁한 것도 최 회장이었다.

최 회장과 파트너십을 이뤄 미래의 SK를 이끌어 갈 차세대 CEO로 항상 손가락에 꼽히는 인물이다. 1998년 SK㈜의 종합기획실장 상무보로 입사한 그는 SK㈜ 사업개발지원본부장,SK에너지 정유부문(R&M) 사장 등 그룹 내 주요 보직을 거쳤다. 한번 추진하는 일은 반드시 끝을 보는 강한 실행력과 추진력을 갖춘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SK에너지의 인도네시아 윤활기유 공장 준공을 주도하며 중국 이외의 아시아 지역에 해외 진출 전초기지인 SKEI(SK Energy International) 설립 등을 이끌었다. SK에너지의 1호 분사 기업인 윤활유 전문회사 SK루브리컨츠의 초대 사장을 맡아 성장 기반을 닦기도 했다.

그는 2003년 SK 분식회계 사건과 소버린의 경영권 분쟁' 당시 SK㈜의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출자전환을 둘러싼 채권단과의 협상을 무난히 마무리지었다. 뿐만 아니라 소버린자산운용과의 경영권 분쟁을 일선에서 진두 지휘하며 SK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극복하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SK 관계자는 "유 사장은 글로벌 비즈니스 마인드로 무장한 데다 논리가 명쾌하기 때문에 최 회장이 자주 찾는다"며 "SK의 대표적인 아이디어맨으로 그룹의 미래 먹을거리 발굴에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