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지난 14일 2000선을 돌파한 이후 9거래일 연속 2000선을 지켜내며 2000시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조정을 받아도 단기 숨고르기에 그치며 코스피 2020~2030선에서 등락하는 흐름이다.
코스피지수가 좀처럼 밀리지 않으면서 매수 타이밍을 잡던 개인투자자들의 자금도 서서히 증시로 유입되고 있다.
◆개미들의 귀환…펀드는 아직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여력은 충분히 있는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작년부터 2년동안 26조원의 펀드를 환매했고 1년 특판예금의 만기가 돌아오고 있기 때문.
실제로 코스피지수가 2000선 시대를 본격 열면서 개인들의 거래 비중이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월별 누적거래대금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달 첫째주(11월 29일~12월3일) 52.9%, 둘째주(12월6~10일) 52.1%에서 셋째주(12월13일~18일) 57.86% 로 높아졌고 지난주(12월20일~24일)에는 60.4%로 60% 선을 돌파했다.
코스피시장에서 개인들은 21일 이후 나흘 연속 매수에 나서면서 매수 주체로 부각되고 있다. 외국인은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매수 강도가 약화됐고 기관은 나흘 연속 매도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최고의 히트상품인 자문형 랩으로도 꾸준히 자금이 몰리고 있다. 삼성증권의 랩 잔고는 11월말 기준 2조7000억원으로 3분기 말 2조원에서 7000억원 늘었고 12월 현재 3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업계
는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간접투자 시장에서는 자금 이탈이 지속되고 있고 실질적 자금 유출입을 보여주는 실질고객예탁금은 여전히 저조하기 때문에 본격적인 '개미들의 귀환'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펀드에 지난 21일 443억원이 순유입됐지만 22일 2천254억원이 빠져나가면서 하루 만에 순유출로 돌아섰다.
◆개인투자자만 사는 증시…혹시 상투?
외국인과 기관이 주춤하는 사이 개인투자자들이 사자에 나서면서 자금 유입에 대한 기대감도 높지만 전형적인 '상투'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낙관론이 판치고 개인투자자만 사는 장세가 나타나면
주가가 꼭지'라는 속설처럼 주가 조정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고 있는 것.
그러나 2007년과 달리 지금은 내년까지 이어지는 강세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끝낸 외국인도 12월 마지막 주 다시 돌아올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기관들의 윈도드레싱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지수가 조정을 받는 것은 펀더멘털 측면에서 문제가 있기 때문이 아니라 외국인들이 휴가를 떠났기 때문"이라며 "그동안 지수가 하락해 부담도 적어졌으니 외국
인들이 휴가에서 돌아오는 다음주부터는 증시가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판단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올해 주식시장도 영업일수로 불과 4거래일만을 남겨두고 있는데 올해 상반기 박스권 횡보 이후 하반기 강세장 재현으로 대변되는 현재와 같은 상승 흐름이 이어지면서 남은 기간
동안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류 연구원은 연말연초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로 △경기 정상화에 따른 밸류에이션 정상화 기대 강화 △외국인, 연기금 등 장기투자가의 순매수 지속성과 펀드환매 후반부 진입 △랩어카
운트 등 신규 자금 유입 등 수급 개선 △G2(미국과 중국)의 경기 모멘텀 확보 등을 꼽았다.
그러나 지수의 가격 부담이 높은데다 연초 본격적인 4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있어 연말 연초 지지부진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전고점을 뛰어넘는 흐름이 다시 한번 나올 수 있지만 계절적으로 1~2월까지는 강한 상승보다 1950~2085 수준에서 조정과 반등을 반복하는 시장 환경이 예상된"고 분석했다.
단기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개미들의 본격 귀환여부와 증시의 추세 상승이 지속될 수 있을지 시장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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