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기업인의 성공스토리인 '제빵왕 김탁구'(KBS2TV)가 평균 시청률 36.7%로 1위를 차지했고 영국에서는 중산층 가정의 일상사를 다룬 '코로네이션 스트리트'(ITV),일본에서는 개화기 영웅의 일대기를 그린 대하드라마 '료마전'(NHK)이 각각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윤호진 수석연구원이 작성한 '한국 영국 일본 시청률 상위 방송콘텐츠 성공 요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제빵왕 김탁구'의 성공요인은 스타 캐스팅보다 참신한 소재와 흥미로운 줄거리였다.
주인공은 신인들이었고 이야기는 빠르고 변화무쌍했다. 20~30년 전 고도성장기를 배경으로 삼아 향수를 자극한 것도 주효했다.
그러나 시청률 1~5위 프로그램이 드라마 일색이란 점에서 특정 장르에 대한 편중 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자극적인 대사와 선정적인 장면으로 '막장 드라마' 논란에 휩싸이는 등 부정적인 측면도 노출됐다.
영국의 '코로네이션 스트리트'는 1960년에 첫 방송한 장수드라마.제목은 맨체스터 외곽에 있는 가상의 동네 이름이다.
영국 중산층 가정의 일상사를 포착해 등장인물들이 이웃이나 친구처럼 친근하게 느껴진다. 일부 배우들이 출연 중 세상을 떠났을 만큼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일각에서는 노년층을 위한 시대에 뒤떨어진 드라마로 폄하하기도 한다.
영국에서도 시청률 '톱3'가 모두 드라마로 나타나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들의 선호도가 높았다.
일본의 '료마전'은 일본 개화기에 메이지유신의 기초를 닦은 사카모토 료마를 새롭게 조명한 대하드라마로 평균 18.8%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주연급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가수 겸 배우 후쿠야마 마사하루가 이 배역을 맡는다는 사실만으로 화제가 됐으며 실제 연기력도 뛰어났다. 현대 일본인에 맞도록 새롭게 각색해 새 인물상을 창출하는 데도 성공했다. 일본에서는 이 드라마 외 뉴스물 'NHK 뉴스7' 등이 시청률 최상위권에 포진했다. 한국과 영국보다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택한 셈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