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클 히스토리(Miracle Histroy).' 팝페라 테너 임형주씨(24 · 사진)는 지금까지 자신의 음악 여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는 2003년 세계적인 공연장 카네기홀에서 최연소로 국제무대에 데뷔했다. 지난 5일 '6 · 25 한국전쟁 60주년 기념 공연'을 카네기홀에서 연 그는 카네기홀 세 개 극장(아이작 스턴 오라토리엄,웨일 리사이틀,잔켈홀)에서 모두 공연한 최초의 한국인이 됐다. 7일에는 한국인 최초이자 역대 수상자 중 최연소로 유엔 평화메달도 받았다.

"여태까지 제가 이룬 것을 '기적의 역사'라고 생각해요. 제 노력만으로 얻은 성과가 아니죠.1998년 12세에 데뷔했을 때는 자만심도 있었고 오만했죠.하지만 돌이켜 보니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생각해요. 세월이 지날수록 더욱 겸손해집니다. "

최근 그가 세계 무대 데뷔 7주년 기념으로 내놓은 음반의 제목도 '미러클 히스토리'다. 이번 앨범은 새로운 노래 4곡,지금껏 발표한 노래들을 담은 음반,겨울시즌에 어울리는 작품을 선곡한 '윈터 컬렉션',영화 '검우강호'의 이미지 송으로 내놓은 노래를 담은 음반 등 총 3장으로 꾸몄다.

그는 "신곡들은 제가 평소 좋아하는 노래이자 현재의 제 상황을 표현하는 것이기도 하다"며 "'아이 헤브 어 드림'은 아직도 제게 꿈이 있다는 것을,'톱 오브 더 월드'는 팬들의 사랑 덕분에 정상에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28일에는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엄에서 '송년 콘서트 미러클 히스토리'를 연다. 부제가 'G20 정상회의 경축음악회'다.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한국인에게는 '기적의 역사'라며 그 의미를 더욱 살리기 위한 공연이다. 1부는 전통 클래식 위주로 진행하고 2부는 팝페라적 요소를 강화한다. 댄스 메들리 타임 등 흥겹게 즐길 수 있는 코너도 마련했다.

이번 공연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는 사회에 관심이 많다. 최근 유엔 평화메달 수상 배경도 '6 · 25 한국전쟁 60주년 기념 공연' 수익금 전액인 2만달러(2300만원)를 참전국 군인들에게 기부한 것이다.

그는 "제가 잘 해서 선정됐다기보다는 최근 국내 상황에 따른 정치적 선택인 것 같다"며 "저에게는 과분한 상으로 손가락질 받을 행동을 더욱 하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하게 되는 '귀한 족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데뷔 10주년이었던 2년 전까지 벌어들인 250억원을 바탕으로 세운 비영리문화재단 아트원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음악을 하고 싶지만 집안 사정이 여의치 않은 학생들에게 무료로 레슨을 해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도 사회에 도움이 되는 활동을 많이 하고 싶어요. 언제가는 무대에서 은퇴하고 어릴 때 꿈이었던 언론인이 돼 문화예술월간지를 내는 전문경영인(CEO)이 되는 게 목표죠.그래도 노래는 평생 부를 겁니다. "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