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고참들의 활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LPGA투어에서 복귀한 정일미(38) 이정연(31) 박희정(30 · 현대스위스금융그룹) 홍진주(27 · 비씨카드) 등과 국내파 지유진(31 · 하이마트) 서보미(29) 조윤희(28 · 토마토저축은행) 문현희(27) 등이 한파를 녹이며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그동안 미국LPGA 및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와 달리 베테랑들이 해외로 빠져나가면서 국내 투어는 20대 초반 영 파워의 독무대로 바뀌었다.

'원조 코리안 원투펀치' 박세리(33)와 김미현(33)을 비롯 강수연(34 · 하이트) 이지희(31) 전미정(28 · 진로재팬) 김영(30 · 스킨푸드) 등은 미국LPGA와 JLPGA투어에서 뛰고 있다. 하지만 내년에는 분위기가 달라질 전망이다.

7년간의 미국 생활을 접고 국내 무대로 유턴한 정일미는 예정보다 한 달 정도 빠른 이달 초부터 운동을 시작했다. 1주일에 세 번,하루 3시간 코치와 근력을 키우는 스트레칭 훈련을 실시한다. 점심 식사 후에는 남서울연습장 등 인근 연습장에서 샷을 가다듬고 있다. 최근엔 클럽 브랜드 투어스테이지로 용품도 바꿨다. 1999,2000년 KLPGA투어 상금왕을 역임한 정일미는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이는 고참이 되기 위해 일찍 몸 만들기에 나섰다"며 "녹슬지 않은 실력을 필드에서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미국LPGA투어에서 2승을 거둔 박희정(글로리아 박)도 구단의 동계훈련 예정일보다 2주가량 앞선 내년 1월2일 태국으로 떠난다. 소속 선수들과 가까워지기 위해 전지 훈련지를 당초 미국에서 구단 훈련지인 태국으로 바꾼 것.지난해 아들(장지웅)을 낳은 뒤 체중이 늘었으나 이번 전지훈련에서 5~7㎏ 줄일 계획이다. 그는 "수도권에서 치르는 경기에는 아들도 응원하러 오는 만큼 어느 때보다 많은 땀을 흘릴 계획"이라며 "해외 투어의 경험을 살린다면 30대 파워를 충분히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보미는 "유럽여자투어(LET)에서 나이 많은 선수들이 골프를 즐기면서 경기하는 것을 많이 봤다"며 "골프에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확인시켜 줄 것"이라고 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