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토 넓히는 국부펀드] 한국투자공사, 운용자산 CIC 9분의 1 … 보유자산 90%가 주식·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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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전용펀드 만든 CIC … 한국 국부펀드
투자 영역 확대 시급한데 국회서 1년 넘게 논의 중단
투자 영역 확대 시급한데 국회서 1년 넘게 논의 중단
한국의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는 실물자산에 장기 투자하기보다 외환위기와 같은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언제든지 쓸 수 있도록 '유동성'을 갖추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1997년 말 외환위기 때 환금성을 고려하지 않은 외환보유액 운용으로 곤욕을 치렀던 경험을 답습하지 않기 위해 안정성 위주의 투자를 하고 있다.
이 같은 특징은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뚜렷이 나타난다. 보유자산의 90% 이상을 주식과 채권 등 금융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30억달러의 외환보유액을 KIC에 위탁하면서 제시한 조건도 '외환보유액 성격이 유지되도록 해 달라'는 것이었다.
KIC의 규모가 다른 국부펀드들에 비해 작은 것도 문제다. KIC의 운용자산은 외환보유액과 외화평형기금에서 나오는데,현재 총 운용자산은 350억달러다.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아부다비투자청(ADIA)의 18분의 1밖에 안 되며 중국투자공사(CIC)에 비해도 9분의 1 수준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덩치 싸움에서 원천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며 "KIC 규모를 키우고 경쟁력을 높이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정부는 KIC의 실물자산 투자를 늘리고 규모를 키우기 위해 '국내투자 허용과 투자 대상 확대' 등을 골자로 한 한국투자공사법 개정안을 지난해 초 국회에 제출했다. KIC의 투자영역과 자산 확대를 막는 여러 가지 제약을 풀어주고,국내에서 이뤄지는 대규모 투자사업에 KIC도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터주자는 것이다. 하지만 법 개정안은 논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에서는 KIC가 과거 메릴린치 투자로 대규모 손실을 입은 것 등을 이유로 KIC의 투자 확대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KIC가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도 쉽지 않다. KIC가 시중 자금을 흡수할 경우 민간의 자금 조달 기회가 그만큼 줄어들어 '구축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국가의 국부펀드들이 실물자산 투자를 적극 늘리고 있어 KIC도 이를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KIC는 최근 실물자산 투자를 늘리는 등 투자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지난 6월 미국 2위 천연가스 회사인 체사피크에너지에 2억달러를 투자했고 이에 앞서 3월에는 세계은행 자회사인 국제투자공사(IFC)의 신흥시장사모펀드에 1억달러를 투자했다.
김상준 KIC 전략적투자(SI)팀장은 "글로벌 국부펀드들이 기존 주식과 채권 위주의 전통적 투자에서 해외자원 등에 대한 대체투자로 다변화하고 있다"며 "KIC도 여기에 발맞춰 에너지는 물론 사모투자펀드(PEF),부동산 등으로 투자수익 원천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
이 같은 특징은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뚜렷이 나타난다. 보유자산의 90% 이상을 주식과 채권 등 금융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30억달러의 외환보유액을 KIC에 위탁하면서 제시한 조건도 '외환보유액 성격이 유지되도록 해 달라'는 것이었다.
KIC의 규모가 다른 국부펀드들에 비해 작은 것도 문제다. KIC의 운용자산은 외환보유액과 외화평형기금에서 나오는데,현재 총 운용자산은 350억달러다.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아부다비투자청(ADIA)의 18분의 1밖에 안 되며 중국투자공사(CIC)에 비해도 9분의 1 수준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덩치 싸움에서 원천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며 "KIC 규모를 키우고 경쟁력을 높이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정부는 KIC의 실물자산 투자를 늘리고 규모를 키우기 위해 '국내투자 허용과 투자 대상 확대' 등을 골자로 한 한국투자공사법 개정안을 지난해 초 국회에 제출했다. KIC의 투자영역과 자산 확대를 막는 여러 가지 제약을 풀어주고,국내에서 이뤄지는 대규모 투자사업에 KIC도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터주자는 것이다. 하지만 법 개정안은 논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에서는 KIC가 과거 메릴린치 투자로 대규모 손실을 입은 것 등을 이유로 KIC의 투자 확대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KIC가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도 쉽지 않다. KIC가 시중 자금을 흡수할 경우 민간의 자금 조달 기회가 그만큼 줄어들어 '구축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국가의 국부펀드들이 실물자산 투자를 적극 늘리고 있어 KIC도 이를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KIC는 최근 실물자산 투자를 늘리는 등 투자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지난 6월 미국 2위 천연가스 회사인 체사피크에너지에 2억달러를 투자했고 이에 앞서 3월에는 세계은행 자회사인 국제투자공사(IFC)의 신흥시장사모펀드에 1억달러를 투자했다.
김상준 KIC 전략적투자(SI)팀장은 "글로벌 국부펀드들이 기존 주식과 채권 위주의 전통적 투자에서 해외자원 등에 대한 대체투자로 다변화하고 있다"며 "KIC도 여기에 발맞춰 에너지는 물론 사모투자펀드(PEF),부동산 등으로 투자수익 원천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