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오는 30일 발간하는 2010 국방백서에 북한을 주적(主敵)으로 표기하지 않기로 했다.

군 당국은 26일 "백서에 주적이라는 직접적인 표현은 들어가지 않는다"며 "다만 현재 백서에 명시된 직접적 · 심각한 위협이라는 구절보다 한층 강한 표현을 넣어 누가 봐도 북한이 주적임을 명확히 알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군 안팎에서는 지난 3월 천안함 사태와 11월 연평도 포격 도발을 거치면서 백서에 북한을 주적으로 다시 명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하지만 정부 차원에서는 향후 남북관계 개선 가능성 등을 감안,북한을 주적으로 못 박는 것에 대한 부담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북한군과 지도부가 우리의 주적인 것은 분명하지만 백서에 (주적 표현을) 넣을지는 재검토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군 관계자는 "장병 정신교육에서는 오래 전부터 북한군과 지도부,공산당을 명확한 주적으로 규정하고 있어 (백서에)표기하지 않는다고 해서 대비태세에 지장을 주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9일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김 장관의 주적 발언에 대해 "동족 증오사상과 반공화국 대결을 고취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